“이번엔 꼭 유치” … 평창 테마주 다시 뜨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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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수많은 테마가 떴다가 사라지는 주식시장에서 4년마다 증시를 뒤흔드는 테마가 있다. 바로 평창 겨울올림픽 테마다.

 테마라는 게 속칭 ‘약발’이 떨어지면 소멸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평창 겨울올림픽 테마는 두 번의 유치 실패에도 여전히 위력을 발휘한다. 오히려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 속에 수혜주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벌써 활발하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테마가 국내 증시에서 다시 드러난 것은 지난해 11월 30일이었다. 신한금융투자 임성환 연구원은 당시 강원랜드 투자보고서에서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진단한 것이다.

이달 14일부터 진행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위원회의 현지실사를 두 달 반 남겨둔 시점이자 최종 개최지가 결정되는 7월 6일 IOC 총회까지 8개월 앞선 시점이었다.

 과거 평창 겨울올림픽 현지실사 즈음에서야 유치 가능성을 점검하고 이에 따른 파급 효과와 수혜주 분석이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앞선 셈이다. 임 연구원은 “IOC가 대륙 간 안배를 중시하는 점과 두 번의 실패에 따른 더욱 철저한 준비로 유치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고 분석했다.

 강원랜드는 평창 겨울올림픽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우선 유치가 결정되면 도로 환경이 개선되면서 수도권에서 통행시간이 1시간 정도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평창지역 부동산을 보유한 삼양식품도 관련주로 분류된다. 삼양식품은 계열사 삼양축산과 함께 평창 대관령 목장 600만 평 중 90만~100만 평을 보유하고 있다.

 강원도 토종 레미콘 전문기업 덕원산업 지분 63.47%를 보유한 레미콘 제조업체인 모헨즈의 주가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포츠 경기 및 국제행사 운영시스템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쌍용정보통신도 수혜주로 거론된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보여 여행 관련 종목의 수혜도 기대해볼 만하다.

 하지만 겨울올림픽 개최를 기정사실화하는 듯한 분위기는 자칫 위험할 수 있다. 유치에 실패하면 실망 매물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 실적으로 연결되고 구체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를 자세히 검토한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월드컵 및 겨울올림픽 개최 시 단골 수혜주로 분류되는 하이트맥주가 실제로 혜택을 받았는가를 분석해본 결과 뚜렷한 연관관계는 발견하지 못했다. 2000년 이후 네 번의 사례에서 하이트맥주의 주가 상승률은 코스피 수익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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