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받기 전엔 "흑자" … 받고 나선 "적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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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상장 기업들이 잠정 실적치를 높게 제시했다가 정정공시를 통해 낮추는 사례가 잇따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회계 감사 후 실적치가 잠정치와 터무니없이 차이가 나거나 심지어 흑자 실적이 적자로 둔갑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의도적인 '실적 부풀리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SKC는 지난달 7일 지난해 매출액이 1조3891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4.3% 늘었다는 내용의 잠정 집계실적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난 3일 감사결과를 반영한 정정공시를 통해서는 매출액이 1조3262억원으로 줄었다고 수정했다.이는 지난해에 비해 매출 실적이 0.4% 뒷걸음질친 것이다.

전방 역시 당초 영업이익이 2억4000만원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지만 정정공시를 통해 영업손실이 38억원 발생해 적자로 전환했다고 수정했다.

이밖에 일성건설.대한펄프 등도 잠정 발표 때와 달리 영업 이익이 크게 줄거나 영업 손실을 입었다는 내용의 정정공시를 최근 내놨다.

코스닥도 거래소 못지 않다. 나코의 경우 당초 경상이익과 당기 순익이 각각 2억원 흑자전환했다고 밝혔다.하지만 감사 뒤에는 되레 2억가량의 경상이익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자드소프트도 지분법 평가 손실을 추가로 반영돼 경상 손실 규모가 당초 잠정 집계 실적에 비해 두배 가량 불어났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회사측이 일방적으로 내놓은 잠정실적과 감사 뒤 실적이 다를 순 있지만 너무 큰 차이가 나는 것은 문제"라며 "회계감사 결과를 꼭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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