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북부하수처리장 새 정화기술 … 2007년부터 공업용수 염색공단 공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면 제품 비용도 상당히 낮아질 것입니다." 하수처리장의 방류수를 정화해 공업용수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대구시가 개발하자 용수를 많이 사용하는 염색업체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격이 현재 사용하는 물의 3분의 1수준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픽 크게보기>

대구 북부하수처리장은 3년간 연구 끝에 생활하수를 정수하는 공법을 개발해 지난 25일 대구염색공단 120여 업체에 이를 소개했다.

시는 400억원으로 방류수 정화설비(하루 처리용량 17만t)를 갖춘 뒤 2007년부터 염색업체에 하루 10만t씩 공급할 계획이다. 염색업체들은 달성군 다사읍의 낙동강 죽곡정수장 물을 공업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비용절감 효과=염색공단 입주업체들은 공업용수 비용으로 물값과 이를 다시 정수하는 비용, 낙동강 물 이용 부담금, 하수요금 등을 합쳐 t당 660원씩 물지만 재활용수는 t당 200~250원에 지나지 않는다. 3분의 1 가격인 셈이다.

염색공단의 120여 업체가 하루 10만t씩 공급받을 경우 물값 14억6000만원, 물 부담금 43억8000만원 등 연간 58억4000만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수처리장 측은 재활용수 이용 확대를 위해 하수도요금 감면조례를 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염색 공정에 물을 많이 사용하는 업계의 특성 때문이다.

염색공단의 S업체 관계자는 "획기적인 공업용수 생산 공법"이라면서 "이 물을 공급받을 경우 연간 1억5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곳의 다른 업체 관계자는 "안심하고 공업용수로 쓸 수 있도록 시가 수질을 보증하는 장치를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시의 최정한 수계관리 담당은 "다량의 방류수를 공업용수로 재활용하는 사례가 국내에는 없기 때문에 지난해 말 정부가 이 사업을 한국형 뉴딜사업으로 인정해 사업비의 80%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 담당은 "업체와 수질을 검증하고 문제가 있을 경우 시가 책임을 지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선윤 기자

*** 역삼투압 분리공법 … 수질·염색실험 " 합격 "

◆어떻게 정화하나=방류수 정화에는 1차 마이크로 필터를 통과한 방류수를 역삼투 막(중간막)에 고압으로 통과시키는 역삼투압 분리공법이 적용됐다. 하수처리장 측은 지난 3년간 정수기 등에 사용되는 이 공법을 방류수 재정화에 적용하는 기술을 개발한 뒤 수질분석.염색실험 등을 거쳐 염색기술연구소의 합격판정을 받았다. 정화된 재활용수는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가 0.1ppm에 지나지 않아 업체가 죽곡정수장에서 받는 0.5ppm보다 훨씬 깨끗한 것으로 나타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