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9월 7일·서울월드컵경기장)을 앞두고 대한축구협회는 24일 석현준 등 해외파 14명의 대표팀 차출을 선수들의 소속팀에 요청했다.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박지성(맨유)과 박주영(AS모나코)·기성용(셀틱)·이영표(알힐랄) 등 ‘제1기 멤버’와 소속팀 적응을 위해 나이지리아와 평가전(11일)에 빠졌던 차두리(셀틱)·이청용(볼턴) 등을 포함시켰다.
해외파 가운데 처음으로 대표팀(A팀)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석현준뿐이다. 조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19세 공격수 지동원(전남)을 ‘제1기 조광래팀’에 발탁해 테스트했다. 유일한 10대 선수였다. 이번 이란전에서는 석현준에게 그 기회가 주어졌다. 조 감독은 취임하면서 대표팀 23명 중 3명은 국내외 유망주로 뽑는 ‘20+3’ 원칙을 세웠다. 세대교체를 통해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1m90㎝, 83㎏의 듬직한 체구를 지닌 석현준은 올 초 아약스와 입단 계약(계약기간 1년6개월)을 했다. 2월 아약스 1군 데뷔전을 치른 석현준은 그간 1군에서 5경기(72분), 2군에서 9경기를 치렀다. 2군에서는 8골·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석현준은 올 초 팀 훈련 도중 키를 넘기는 롱패스를 머리와 가슴이 아닌 오른발을 들어 잡아내며 놀라운 유연성을 보여줬다. 이에 깊은 인상을 받은 마틴 욜 아약스 감독으로부터 ‘브루스 쑥’이라는 별명까지 받았다. 쿵후스타 브루스 리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욜 감독은 2010~2011시즌을 앞두고 석현준의 등번호를 39번에서 21번으로 바꿔주며 주전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올 여름 프리시즌 때 5골·1도움(4경기)을 기록했는데 그중 한 골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를 상대로 뽑아냈다. 좋은 활약 덕분에 그는 1일 네덜란드 수퍼컵 트벤테전에 선발출장하기도 했다. 올림픽팀에서 그를 지도했던 홍명보 감독도 “프로에서 150경기 이상 뛴 선수 같다”며 노련함을 칭찬했다.
반면, 나이지리아전 때 뽑혔던 이근호(감바 오사카)와 김민우(사간도스)는 이란전 명단에서 빠졌다. 지난 주말 일본으로 건너가 이들의 플레이를 지켜본 조광래 감독은 두 선수의 컨디션이 최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조 감독은 이란전에 앞서 해외파 조기 소집도 검토 중이다. 국내파 선수들은 9월4일 K-리그 경기를 치르고 5일 합류한다.
최원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