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독서활동계획표 만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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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희(43·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씨는 요즘 딸 김서현(서울 방이초 5)양과 함께 독서활동계획표를 만들고 있다. 개학을 하면 김양이 따로 독서할 시간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자투리 시간을 최대한 이용하려 한다.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입시 준비 수험생은 물론, 초등학생들의 독서활동도 중요해진다. 남은 방학 동안 김양처럼 미리 ‘독서활동계획표’를 세워 학기 중의 자투리 시간을 독서로 채워보면 어떨까.

계획표 작성 전에 읽어야 하는 이유 토론

 독서는 억지로 하는 것보다 자발적으로 해야 효과적이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오용순 선임연구원은 “독서계획표 작성에 앞서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부모님이나 선생님 또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재미있을 것 같아서’ 또는 ‘친구들이 읽었다고 하니까’ ‘권장도서이기 때문에’처럼 상투적이고 의미 없는 이유를 나열하는 것은 좋지 않다. 먼저 인터넷으로 읽고 싶은 책이 어떤 내용인지 검색해본다. 검색한 정보를 활용해 그 책이 자신의 진로계발에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는지, 2학기에 배울 교과서 단원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오 연구원은 “종이에 마인드맵 등을 그려보고 생각을 자유롭게 쓰면서 이야기하면 다양한 생각을 끌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목록 미리 정하고 실천 가능한 계획 세워야

 독서활동계획표에는 읽어야 할 도서 목록과 실천 가능한 세부계획을 포함시켜야 한다. 어떤 책을 어떤 순서로 읽을 것인지 정하면 실천하는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9월 한 달 동안 원하는 진로와 관련된 분야의 책들을 읽기로 했다면, 중점 독서 분야를 정하고 해당 분야의 입문서부터 전문도서까지 순차적으로읽어가야 한다. 그래야 어렵다는 이유로 중도에 책 읽기를 포기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책 읽기를 싫어하는 학생에게 무조건 유명 고전이나 수준 높은 책을 권하는 것은 피한다. 이때는 학습만화나 그림 위주의 책 등으로 독서습관을 기른 후, 권장도서나 베스트셀러 등을 읽는 순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영화의 원작 소설·만화책·미술 화보집 등을 읽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책따세 허병두 대표는 “초·중학생은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서수준에 따라 책 읽는 시간 달리 해야

 독서습관이 몸에 배지 않았거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부모님과 상의해 ‘일주일에 책을 몇 번 읽을 것인지’ ‘한번에 얼마나 읽을 것인지’ 미리 정한다. 초등학생들의 평균 독서량은 일주일에 3번, 한번에 20~30분 정도가 적당하다. 책 읽는 습관이 잡혀있고 독서를 좋아하는 초등학생은 한 권의 책을 오래 읽도록 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일주일에 2번, 한 번에 3~4시간씩 책을 읽으면 책 내용에 집중할 수 있고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다.

 독서활동계획은 자투리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주목적인 만큼 등굣길, 하교길, 방과 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초등학생은 방과 후 여가시간을 활용해 독서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독서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학생은 아침독서를 권한다. 아침시간에는 두뇌가 활성화 돼 독서를 하면서 어려운 어휘나 띄어쓰기 등을 익히는데 도움이 된다.

평가항목·서평 등 포함 비평까지 서술해봐야

 독서활동계획표에는 날짜·책 제목·지은이·읽을 페이지·실제 읽은 페이지 등이 포함돼야 한다. 독서활동 후 자신을 되돌아보는 평가항목이나 독후활동을 추가해도 좋다. 맘스쿨 독서교육 전문가 최선화씨는 “계획을 잘 실천했을 때 마다 부모님께 칭찬 스티커를 받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등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면 더 잘 실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평을 쓸 때 진로와 관련된 책을 일관성있게 읽었다면 책을 통한 간접 경험이 자신의 사고와 가치관, 진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중점적으로 써 본다. 이런 내용들은 입시에서 입학사정관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독서비평까지 포함해 서평을 작성하면 논리적·비판적 사고력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


[사진설명] 김서현양은 독서활동계획표를 미리 짜 둬서 개학을 해도 독서시간만큼은 철저하게 챙길 자신이 있다.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사진="김경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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