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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도시락' 해명 납득할 수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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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1월 12일자 이후 연일 보도되는 부실도시락 기사를 읽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부실도시락 관계자들은 도시락 값(2500원) 중 운영비를 제외하면 실제론 1400원 혹은 2000원 정도만 도시락을 마련하는데 써 반찬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상식을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터무니없는 해명이란 게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문제의 도시락 사진을 보면 1000원어치가 안 된다는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학생 수백, 수천여명에게 두 달 정도 점심을 제공하는 것은 결코 작은 사업이 아니다. 사건이 불거진 제주도나 군산의 경우 하루 매출이 각각 150만원, 670만원쯤 된다고 한다. 이 정도 규모라면 전문 도시락업체나 일정 규모 이상의 음식점 등을 상대로 공개입찰해 보다 충실한 업체를 선정할 수 있었다고 본다. 비슷한 재원 규모로 식권을 주거나 지정식당을 운영하는 자치단체도 있다.

따라서 이번 문제는 비용보다는 시스템 문제다. 또 중앙일보의 지적대로 결식 아동들이 먹을 도시락에서까지 폭리를 취하겠다는 잘못된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린이는 고른 영양을 취하고, 질병의 예방과 치료를 받으며, 맑고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야 한다'는 어린이 헌장 제2조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장호.경기도 여주군 가남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