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과 사고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며 정면 비판했다고 세계일보가 4일 보도했다. 한때 친박계 좌장으로 불렸던 그가 박 전 대표를 사실상 공개 비판한 것이어서 정치판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김 대표는 3일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하며 박 전 대표를 가리켜 “국가 지도자 덕목 10개 중 7개 정도는 아주 출중하고 훌륭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부족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훌륭한 점으로는 투철한 애국심, 엄격한 행동 규범, 품위, 약속을 생명처럼 지키려는 자세, 공부하려는 자세, 좋은 머리, 서민들에 대한 보상심리 등을 꼽았다.
그는 “다 좋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감춰져있다. 바로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 사고의 유연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걸 고쳐야 한다고 나는 충정으로 말했는데, 박 전 대표를 군주처럼 모시려는 못난 사람들은 ‘주군한테 건방지게…’ 라는 식의 반응이다. 민주주의 개념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섭섭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김 대표는 “거기서 안 알아주니까, 이 결정적 문제를 고쳐서 박 전 대표를 훌륭한 대통령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욕이 이제 거의 소진해 버렸다”고 말해 사실상의 결별을 선언했다. 그는 “박 전 대표에게 원하는 것은 과거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 전 대표가 대통령 되겠다는 생각이 있는 이상, 지나간 일에 미련을 갖고 잘잘못을 따지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에게 당내 비주류로서 뭔가 요구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얘기해야 한다”며 “나도 이재오 전 원내대표 만나 싹 풀었다. 옛날 얘기하지 말자, 다 잊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박 전 대표를 만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오다가다 만나 인사한 정도”라며 “만나서 얘기하고 했어야 하는데 내 잘못이다. 문이 열릴 것 같지 않아 못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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