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수 농림부 장관…이장 출신으로 농민운동 투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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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박홍수 농림부 장관

신임 박홍수(50) 농림부 장관은 농사꾼 출신이다. 18대째 경남 남해 토박이로, 그곳에서 농사를 지었다.

부농(富農)의 7남매 중 다섯째였던 그는 경상대 임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마을 이장을 맡으면서 농촌 현실에 눈을 떴다.

그는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경남 남해의 이장 출신이다. 4년간 이장 일을 하며 "아무리 일해도 빚만 늘어가는 농촌 상황에 분노했다"고 한다. 이후 농민운동에 투신해 99년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회장이 됐다. 임기 중 농가부채특별법 제정 등을 외치며 고속도로 점거 시위 등을 주도했다. 지금까지 부과된 벌금만 총 1500여만원에 달한다.

한때 20만평 가까운 농장에서 벼.유자 농사를 짓고 한우.돼지를 키우며 적지않은 돈을 만졌다고 한다. 그러나 농민운동에 앞장서면서 형편이 기울었다. 동료 농민 18명의 빚보증을 섰다가 5억여원을 날리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과는 98년 한국농업경영인 경남도협회장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왔다. 열린우리당 창당 멤버로 참여해 지난 4월 총선 당시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됐던 민주당 조성준 전 의원이 당내 반발로 탈락하면서 '대타'로 금배지를 달았다. 당선 후 종종 토요일에 청와대에 들어가 노 대통령과 농정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그는 농촌 현실에 대해 "고향의 노모가 혼자 일어서기 힘든 상황이면 객지의 자식들이 도와야 하듯, 일반 국민이 농촌을 더 많이 이해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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