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 팬 전국서 모여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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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잉글랜드 대표팀은 19일 오후 5시 서귀포시 강창학 경기장에서 입국 후 첫 훈련을 했다. 마이클 오언과 폴 스콜스·에밀 헤스키 등 주전선수 21명이 참여한 가운데 20분간 가벼운 체조와 달리기로 몸을 푼 뒤 취재진을 내보내고 한시간 동안 비공개 훈련을 했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플라스틱 말뚝을 1~2m 간격으로 박아놓고 공을 몰고 지그재그로 달리는 훈련과 슈팅 연습 등 주로 개인 훈련에 치중했다. 선수들은 충분한 휴식을 취한 덕분인지 몸놀림이 가벼워보였고 표정도 밝았다. 데이비드 베컴 등 부상 중인 선수 세 명은 훈련에 나오지 않았다.

○…잉글랜드팀이 가져온 짐은 무려 5t 트럭 두 대가 꽉 차는 분량.짐의 개수로만 배낭과 박스 등을 포함, 무려 4백20개에 달했다. 한국 대표팀의 전지훈련 짐이 대개 박스 1백~1백50개인 점을 감안하면 2~3배에 달한다. 이 안에는 선수 마사지용 침대를 비롯해 운동기구, 의약품과 식자재, 스포츠 음료 등이 포함돼 있다. 선수단의 먹거리가 컨디션 관리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식자재를 대부분 현지에서 가져오느라 짐이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두명의 대표팀 전용 조리사가 호텔 주방장을 모두 내보내고 요리를 하고 있다.

○…주장 데이비드 베컴의 인기는 대단했다. 입국 전 초상권 침해를 우려해 일체의 사진촬영을 거부한다고 말한 것과 달리 에릭손 감독·아담 단장과 제주공항 정문 입구에 나란히 서서 1분여 동안 손을 흔들며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는 베컴 팬들이 몰려들어 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베컴의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팀이나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많았으며 베컴의 사인을 받으려다 실패하자 안타까워 하기도. 한편 차량통제로 공항에 들어오지 못한 일부 팬들은 버스에 탄 베컴의 모습만이라도 보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기도.

○…잉글랜드의 한국 입국을 취재하기 위해 영국의 공영방송 BBC만 50여명을 파견하는 등 80여명의 취재진이 멀리 영국에서 건너왔고, 잉글랜드가 조별리그를 치를 일본 취재진도 상당수 몰려왔다.

○…잉글랜드 선수들은 19일 사전 요청에 따라 경찰의 삼엄한 경계 속에 하루종일 각자 방에서 휴식을 취했다. 입국시에는 공항경찰대 2백명과 경찰특공대 33명, 폭발물 탐지견 두마리를 활주로·입국장·국제선 출입구 앞에 배치, 유례없는 VIP 대우를 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숙소인 서귀포 파라다이스 호텔에는 일반인은 물론 취재진의 출입도 모두 통제하고 있다.

○…잉글랜드팀의 하루 방값은 2천3백만원.잉글랜드팀은 객실 56개의 파라다이스 호텔을 할인받지 않고 통째로 세냈다.이 호텔의 스위트룸은 하루 88만원,일반실은 33만~56만원이므로 방값만 2천3백만원을 쓰는 셈이다.

○…잉글랜드팀은 한국이 스코틀랜드를 4-1로 꺾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크게 놀랐다고.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한국의 최근 성적을 묻는 잉글랜드 에릭손 감독에게 스코틀랜드에 4-1로 이기고 핀란드에 2-0으로 이겼다"고 말하자 깜짝 놀라며 "한국이 그렇게 강한 팀이냐"고 되물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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