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5개국 모두 16강, 유럽은 13개국 중 6개국만 생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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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가 끝났다.
H조의 스페인이 26일(한국시간) 프리토리아에서 칠레를 2-1로 눌러 2승1패로 16강에 합류했다. 칠레와 전적은 같았지만 골득실에서 한 골 앞서 조 1위가 됐다. 스페인의 16강전 상대는 포르투갈이며 경기는 30일 케이프타운에서 열린다. 칠레는 세계랭킹 1위인 G조 1위 브라질과 29일 요하네스버그에서 경기한다.

스위스는 블룸폰테인에서 온두라스와 0-0으로 비겨 1승1무1패를 기록했다. 승점 4점으로 조 3위에 그친 스위스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우승 후보 스페인을 물리친 보람도 없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온두라스는 1무2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최초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의 조별리그는 많은 이변을 낳았다. 가장 놀라운 결과는 지난 대회 우승팀 이탈리아와 준우승팀 프랑스의 탈락이다. 이탈리아는 세대교체 실패로 주전 선수들의 노쇠가 두드러졌다. 프랑스는 팀 내 불화로 제대로 된 경기를 해보지도 못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탈락은 유럽축구의 유례 없는 부진을 상징한다. 유럽팀 가운데 스페인·네덜란드·슬로바키아·독일·잉글랜드·포르투갈 등 6개국만 16강에 올랐다. 1930년 월드컵이 시작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이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유럽팀은 전체 32개국의 41%에 달하는 13개국이었다. 그중 절반 이상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16강에 오른 유럽팀 가운데 우승을 해본 팀은 독일과 잉글랜드뿐이다. 더구나 유럽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독일과 잉글랜드, 네덜란드와 슬로바키아 등 6개국이 16강전에서 만나 8강에는 3개 팀만 진출하게 됐다. 2006년 독일월드컵 때는 6개국(이탈리아·프랑스·독일·포르투갈·잉글랜드·우크라이나)이 8강에 올랐다.

유럽의 부진은 월드컵 개막 직전까지 계속된 각국 리그 때문에 주요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부상이 쌓인 탓이 크다. 예를 들어 유럽챔피언스리그는 월드컵 개막 3주 전인 5월 22일에 끝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개막 한 달 전인 5월 10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이탈리아 세리에A는 5월 16일에야 정규리그를 마쳤다. 반면 남미와 아시아 선수들은 시즌 중에 월드컵에 출전했다.

여러 가지 사정을 감안해도 아시아와 남미 팀의 활약은 눈부셨다. 특히 남미는 브라질·아르헨티나·칠레·파라과이·우루과이 등 본선에 진출한 5개국이 모두 16강에 진출했다.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16강에 진출했다. 아시아에서 두 팀이 16강에 오른 것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다. 북중미에서도 미국과 멕시코 등 두 팀이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반면 개최 대륙인 아프리카에서는 6개국 가운데 가나만 16강에 올랐다.

16강전의 하이라이트는 잉글랜드와 독일(27일 오후 11시), 포르투갈과 스페인(30일 오전 3시30분)의 경기다. 남미의 브라질·아르헨티나와 함께 우승 후보로 꼽히는 유럽의 네 팀이 토너먼트의 첫판에서 격돌한다. 한국과 더불어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짊어진 일본이 파라과이를 상대로 벌이는 8강 다툼(29일 오후 11시)도 관심거리다.

킴벌리(남아공)=장치혁 기자 jang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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