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의 神은 올해도 우즈를 택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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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녹색 잔디 위를 흰색 공이 수놓는다. 노란 개나리(골든벨·12번홀)와 분홍빛 진달래(아젤리아·13번홀)도 때맞춰 꽃망울을 터뜨렸다. 4월 둘째주. 또다시 마스터스의 계절이다. 전세계 골프 명인들의 경연인 마스터스 골프대회가 11일 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6천5백43m)에서 개막한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첫 메이저 대회를 겸한 이 대회에는 지난해 챔피언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데이비드 듀발(이상 미국)·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비제이 싱(피지) 등 강자들이 총출전한다.

◇우즈의 질주는 계속될 것인가

올해도 마스터스의 화두는 '타이거 우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처음으로 4회 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 기록을 세우며 '타이거 슬램'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냈던 그가 2년 연속 마스터스 제패에 도전한다. 이제까지 2년 연속 그린 재킷의 주인공이 됐던 선수는 잭 니클로스(1965,66년)·닉 팔도(89,90년) 등 2명뿐.

97년 마스터스 최연소 우승(21세)·최저타 우승(18언더파) 등의 기록을 세우는 등 이제까지 마스터스에서 두 차례 우승한 우즈는 올해도 우승 1순위로 꼽힌다.

주최측은 한 선수의 독주를 막기 위해 코스 길이를 크게 늘렸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장타와 컨트롤을 겸비한 우즈가 득을 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골프다이제스트는 "우즈가 평소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쉽게 코스를 공략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멘 코너'가 승부처

해마다 쟁쟁한 프로들의 발목을 잡았던 '아멘 코너'가 올해도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50년대 골프 칼럼니스트인 허버트 워런 윈드가 "기도(아멘)를 하지 않고서는 무사히 지나기 어렵다"고 말한 데서 비롯된 아멘 코너는 오거스타 골프장의 11,12,13번홀을 일컫는 용어.

이 가운데 12번홀(파3·1백40m)은 마스터스 최다 우승(6승)기록을 갖고 있는 니클로스가 '세계에서 가장 멋지다'고 평가한 홀. 그린 주변에 있는 개울과 세개의 벙커가 해마다 악명을 떨치고 있다. 13번홀(파5·4백59m)은 78년 일본의 토미 나카지마가 무려 13타를 기록하는 불명예스런 기록을 세우면서 '나카지마 홀'로 불린다. 올해는 특히 11번홀(파4·4백41m)과 13번홀의 거리가 각각 20~30m씩 늘어나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마스터스의 역사

올해로 66회를 맞는 마스터스는 34년 창설 이래 제2차 세계대전(43~45년)기간을 제외하고는 매년 같은 장소에서 열리고 있다. 스폰서 없이 입장수입과 수익금만으로 상금을 결정, 총상금이 대회 중반 확정된다. 지난해 우승상금은 1백만8천달러. 대회가 열리는 오거스타 골프장은 마스터스 대회 때 최고의 코스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매년 3월부터 9월까지 대회기간만 제외하고 완전히 문을 닫는다. 또 '유리알 그린'으로 불릴 정도로 굴곡이 심하고 빠른 그린은 해마다 골퍼들을 괴롭혀 왔다.

◇중계 일정

SBS-TV가 1~4라운드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1~2R:오전 5시부터▶3R:오전 4시30분부터▶4R:오전 3시30분부터(변동될 수 있음)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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