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골프] '짧은 거리서 피칭웨지'가 웬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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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프로 골퍼들이 시합에 나갈 때는 백에 담을 수 있는 골프채의 수가 제한돼 있다. 이와 관련, 많은 선수들이 치기 까다로운 2, 3번 아이언을 포기하는 대신 갭웨지.샌드웨지.로브웨지를 들고 나간다. 이런 경향은 특히 시니어.여자 선수들에게서 두드러진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온그린할 때까지 전체 샷 가운데 30% 정도가 그린으로부터 1백야드 이내의 거리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정교한 쇼트게임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도다.

주말 골퍼의 경우에도 파4홀에서 티샷을 실수했거나 세컨드 샷을 제대로 못 쳤을 때엔 어김없이 1백야드 이내의 거리를 남기게 된다.

이때 무조건 피칭웨지를 드는 사람이 많은데 남은 거리에 따라 적절한 웨지를 골라 잡는 방법을 써볼 필요가 있다. 예컨대 40~50야드 거리의 그린 주위 깊은 러프 속이나 벙커 뒤 그린의 여유가 별로 없는 곳에 핀이 위치할 때는 48도 로프트의 피칭웨지 보다는 높이 띄울 수 있는 60도 각도의 로브 웨지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또 50~70야드에선 56도의 샌드 웨지가 좋다. 샌드 웨지는 벙커 샷할 때만 사용하는 것이 아닌데도 많은 주말 골퍼들은 벙커 이외의 지역에선 샌드 웨지 사용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70~90야드 거리에선 52도의 갭웨지가 안성맞춤이다.

얼마전 미국의 유명한 골프 교습가인 쿡이 핸디캡이 각기 다른 60명의 주말 골퍼들에게 1백20m의 파3홀에서 20개씩 볼을 치게 한 적이 있었다. 그 결과 핸디캡8 이하인 골퍼들조차 50% 정도만 온그린을 시켰다. 아마추어에게 비교적 쉬운 1백20m의 거리에서도 핸디캡 8이 넘는 골퍼들은 온그린 확률이 50% 이하였던 것. 그렇다면 아마추어들도 쇼트게임 실력이 없으면 좋은 스코어를 내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짧은 거리는 피칭웨지' 라는 고정관념부터 버려 보자. 그리고 여러 웨지를 가지고 연습 시간의 80% 이상을 숏게임에 할애해 보자. 분명 상당한 스코어 향상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배석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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