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법 스님 '이판사판 … '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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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인터넷을 통한 불교경전 해설 사이트(www.sejon.or.kr)를 운영해온 성법(용화사 주지.사진)스님이 '화엄경' 게송풀이를 담은 단행본 '이판사판 화엄경'(정신세계원 출판국)을 펴냈다. 이판사판이란 보통 '막다른 데 이르러 어찌할 수 없게 된 국면'을 뜻하지만, 본래는 '화엄경' 용어. 본질(이.理)과 현상(사.事)사이의 조화로운 통합세계을 언급하기 때문이다.

성법 스님은 부처와 중생, 부처와 보살이 어우러져 모든 사물이 부처님이 되는 큰 조화의 세계를 다룬 화엄경에 대한 대중적 접근을 도와준다. 그에 따르면 "화엄학은 엄청 어려울지 몰라도 '화엄경'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수행의 백과사전'으로 평가되는 '화엄경' 45개의 게송을 쉽게 풀이해 주면서 불교의 핵심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불교 경전에 대한 전통적인 공부 방식으로 크게 소리내어 읽는 독경(讀經)과 , 경을 그대로 베껴 쓰는 사경(寫經)이 있다지만, 성법 스님 식의 합리적 공부방식도 가능하겠다는 느낌도 든다. 흥미로운 것은 평소 독설로 유명한 성법 스님은 이 책 곳곳에서 현실 불교계에 일침을 가하는 발언도 숨기지 않아 읽는 맛을 돋운다. 그는 현재의 제도권 불교가 '소원성취 보험회사'로 전락했다고 비판하면서 분골쇄신하는 자세로 공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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