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국회의원 총선보다 중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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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장·군수·구청장 권한은 막강하다. 민생 부문에선 국회의원보다 영향력이 세다. 그런데도 감시는 소홀하다. 이들이 세금을 마구 써도 관심 밖이다. 그래서 부패가 싹튼다. 지방자치단체장은 자동차·담배 등에 부과되는 세금의 절반 이상을 주무른다. 민생의 상당 부분을 결정 짓는 사람들이 지방자치단체장이다. 지방선거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보다 중요한 이유다.

더구나 이번 6·2 지방선거에선 교육감도 뽑는다. 교육감 선거 비용으로만 1261억원이 들어간다. 교육감은 우리 자녀들의 교육환경을 결정한다.

지자체장의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에 정치판에선 ‘역류 현상’이 일어난다. 일반 시장·군수·구청장을 거쳐 국회로 진출했던 과거와 달리 국회의원을 마치고 시장·군수·구청장으로 가는 사례도 꽤 있다. 그 때문에 지자체장 공천을 받으려고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도 나온다. 여주의 현역 군수가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에게 2억원을 주려다 그 의원의 신고로 구속된 게 그 예다.

일부 학자들은 지자체장을 ‘지방의 소통령’이라고 부른다. 일반시로 분류되는 성남시장의 경우만 보자. 인구 100여만 명에 1년 예산만 약 2조원이다. 이런 엄청난 예산을 주무르는 지자체장의 권한은 국회의원보다 훨씬 크다.

6·2 지방선거는 전국 동시선거로 8개 부문에 걸쳐 모두 3990명을 뽑는다. ▶광역자치단체장(서울특별시장·광역시장·각도지사 등 16명) ▶기초단체장(일반시장·군수·구청장 등 230명) ▶광역지역의원 ▶기초지역의원 ▶광역비례의원 ▶기초비례의원 ▶교육감 ▶교육의원이 선출 대상이다.

지방선거까지는 44일 남았다. 그러나 유권자의 관심은 매우 낮다. 본지가 전국 유권자 1028명에게 ‘거주 지역의 일선 지자체장(광역·기초) 이름을 아느냐’고 물어본 결과 10명 중 7명(68.2%)이 “모른다”고 응답했다. 관심이 낮으니 감독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민선 4기(2006년~현재)의 경우 일반시장·군수·구청장 230명 중 42.2%(97명)가 각종 비리·위법 혐의로 기소됐다.

탐사1·2팀=김시래·진세근·이승녕·고성표·권근영 기자, 이정화 정보검색사
인포그래픽=박춘환·김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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