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인류의 이동 2만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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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삶의 터전을 옮기는 주요한 이유는 ‘생존’ 혹은 ‘더 나은 삶’을 위해서다. 인류 최초의 대규모 집단 이주는 먹을 것이 부족해진 신석기인들이 식량을 찾아 이곳 저곳 헤매고 다니면서부터라고 한다. 신간 『사람은 왜 옮겨다니며 살았나』는 2만년 동안 전개된 인류 이민(移民)의 역사를 개괄하고 있다. 유럽을 중심에 놓고 서술했으므로 정확하게는 ‘유럽 인구 이동사’라고 해야할 것이다.

저자 기 리샤르 프랑스 칸대(역사학)교수는 이주의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했다. 첫번째는 침입·침략을 피해 나선 경우다. 인종적 혹은 종교적 박해를 피하기 위한 이동은 고대 사회에선 물론 현대에도 계속된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동구권 공산화 과정에서 벌어진 대규모 강제 이주가 대표적 사례.

인구 이동의 두번째 유형은 배고픔 때문이다. 저자는 “5세기의 게르만 탈주자들, 중세의 폭동 농민들, 19세기 아일랜드의 비참한 농민들, 그리고 아프리카와 남미 등 제3세계의 굶주리는 모든 사람들이 이에 속한다”고 했다.

세번째로 황금에 대한 갈망이 이주를 촉발시켰다. 콜럼버스 이후 아메리카 대륙으로 인구 이동이 계속됐다. 1815년부터 1940년 사이에만 약 7000만명의 유럽인이 북미대륙과 오스트레일리아로 유입됐다고 한다.

20세기 후반 공산권 붕괴 이후엔 동유럽인의 이주가 두드러졌다. 자신들의 노동력이 환영을 받고 자유롭게 직장과 주택을 얻을 수 있는 곳을 찾아나선 것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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