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금융사 4곳 주가조작 의혹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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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국내외 금융기관 4곳이 주가연계증권(ELS) 수익률을 조작해 고객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이들 이 주가를 조작한 혐의가 있다며 검찰에 수사를 요구했다.

검찰과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금융기관은 ELS 만기일을 앞두고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 주가를 기준가 밑으로 떨어뜨린 의혹을 받고 있다. 캐나다계 은행인 로열은행(RBC)은 2008년 4월 국내 H증권사가 판매한 ‘스마트 ELS 10호’의 운용 업무를 맡았다. 이 상품은 포스코와 SK에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주가가 기준가의 75%를 넘으면 22%의 수익을 지급하는 구조였다. 437명이 이 상품에 68억원을 투자했다. 그런데 1년 뒤 만기일인 지난해 4월 22일 12만원이 넘던 SK 주가는 11만9000원에 마감됐다. 기준가의 75%를 아깝게 미달한 74.6%로 끝났다. 장 마감 10분 전 RBC가 13만 주의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었다. 투자자들은 원금의 25%가량을 손해봤다. 올 1월 투자자들이 로열은행을 상대로 3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검찰은 RBC 외 BNP파리바·미래에셋증권·대우증권 등도 이처럼 고의로 주가를 떨어뜨려 최종 수익률을 조작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금융사들은 “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기 위해 보유 주식을 현금화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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