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건물] LG강남타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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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서울 강남구 논현로 언덕높은 곳에는 한 면이 잘라진 것처럼 지어진 우람한 빌딩이 서있다.

38층 높이 중 25층까지는 올라가면서 완만하게 퍼지고 27층 이상은 반대쪽으로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 불안정해 보인다는 의견부터 재미있다는 반응까지 감상평도 다양하다.

1999년 완공된 LG강남타워-. 연한 초록유리 외관을 한 이 건물은 고층의 오피스타워와 저층의 LG아트센터 두 부분으로 구성됐다.

경사진 지형 영향으로 건물 3층 높이에 아트센터의 1층이 이어지며 양옆 논현로 쪽에는 두개의 옥외 정원이 만들어져 쉼터 공간이 되고 있다.

설계자인 미국 시카고 SOM의 요셉 곤살레스는 "형태와 구조.디테일.빛 세요소가 상호 보완적으로 어울리며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개념을 디자인 주제로 삼았다" 고 말했다.

설계과정에 참여한 창조건축의 장광근 과장은 "상층부의 급경사는 사선을 제한한 건축법규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이것을 오히려 적극적인 디자인 요소로 활용했다" 고 설명했다.

논현로 반대쪽 골목에 면해 있는 아트센터는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기계 시설이 아닌 천연 고무 소재로 해결했다.

한양대 이정만(건축학과)교수는 "빌딩에 공연장을 만든 것은 오피스만 밀집한 강남 지역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며 디자인도 시각적인 투명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오피스타워의 1층 로비는 폐쇄적" 이라고 덧붙였다.

야간 조명이 화려한 LG강남타워에 대해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봉렬(건축학과)교수는 "강하고 드센 형태 때문에 밤에 보는 강남타워는 논현로와 테헤란로 등 주변을 지나치게 지배하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고 평했다.

건물이 이리저리 경사져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LG강남타워는 랜드마크가 드문 강남지역에서 한동안 인상적인 길잡이 역할을 할 전망이다.

[건물 개요]

▶대지면적:2천8백60평▶건축면적:1천3백48평▶연면적:4만2천8백19평▶규모:지상 38층.지하 6층

신혜경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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