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공부습관 기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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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성적은 어머니의 인내력에 비례합니다." 박철범 학습컨설턴트의 말이다. 그는 자녀를 우등생으로 만들고 싶은 학부모에게 "학생으로서 넘지 말아야 할 한계선은 분명히 긋되 그 안에서의 시행착오는 허용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부는 장기전인만큼 스스로 공부하는 힘을 기르지 않고서는 중도에 지치기 십상이라는 말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자기 주도적인 공부습관을 기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공부 잘 할 수 있다"는 믿음 심어줘야

초등학생이 받아온 성적표는 앞으로 얼마든지 뒤바뀔 수 있다. 초·중생 때까지 최우수 그룹에 속해있다가도 고교 진학 뒤부터 공부의 갈피를 못잡다가 입시에 실패한 사례도 적지 않다. 박 컨설턴트는 "지금의 성적에 집중해서 아이를 채근하기 보다는 잘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키워주라"고 제안했다.

"저는 99년에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에 합격했다가 진로를 바꿔 지금은 고려대 법학과에 재학 중이에요. 하지만 소위 '공부의 신'들과는 거리가 멀었죠. 초등학교 때는 수학 점수가 30점대를 벗어나지 못했고 고1 때까지는 반에서 꼴찌였어요."

그는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비결로 "자신에 대한 확신"을 들었다. 그가 어려서 부터 어머니에게 수없이 들었던 말이 "넌참 머리가 좋다"였다. 고1 때 공부를 포기할까 생각도 했지만 어머니의 말이 떠올라 막판 스퍼트를 내 결국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자녀와 대화하며 적극적인 진로 탐색

대체로 초등 고학년 때부터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대개의 경우 막연한 두려움이나 환상을 갖기 쉽다. 박 컨설턴트는 이런 고민들이 싹트는 시점부터 독서의 틀이 잡히게 된다고 말했다. 부모가 자녀의 고민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독서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 나가라는 의미다. 이때 부모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다. 아이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로를 선택하려는 것이다.

박 컨설턴트는 "부모의 역할은 대신 결정하는 게 아니라 자녀와 함께 진지하게 고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모는 아이의 궁금증에 끊임없이 힌트를 제시하며 답으로 안내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라는 말이다.

그는 "독서나 대화를 통해 진로 탐색의 과정을 많이 경험한 아이일수록 자신의 생활에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강하게 갖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수업엔 집중하고 배운 내용은 복습

공부는 습관이 돼야 한다. 초등학생 때부터 공부의 기본 태도만큼은 분명하게 다지고 넘어가는게 좋다. 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딴 짓하고 쉬는 시간엔 친구들과 어울리다 머리 속에 남은 것 하나도 없이 집에 돌아오는 학생들도 많다. 인터넷 강의나 학원 수업, 과외를 통해 보충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박 컨설턴트는 "학교에서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게 습관이 되면 중·고교에 진학해 낭패를 보기 쉽다"고 지적했다. 이런 학생들은 학습량이 방대해지면서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몰라 허둥대기 일쑤다.

그는 특히 복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부의 핵심은 결국 무한 반복입니다. 복습의 습관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인 공부 비법인 셈이지요."

[사진설명]공부법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박철범 씨는 고교 시절 꼴찌에서 맴돌던 성적을 6개월만에 전교 1등으로 향상시킨 경험이 있다.

<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 사진=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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