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숭민배 전국대회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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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여자축구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어요. 생각보다 수준이 높네요. "

제1회 숭민배 전국여자축구대회 마지막날 경기가 벌어진 지난 4일 경기도 광주공설운동장에 모인 관중의 말이다. 네 경기에서 13골이 터져 경기당 3골이 넘는 골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한국 여자축구가 최근 1, 2년 사이에 놀랄 만한 수준 향상을 보였다는 게 숭민배를 지켜본 전문가들의 평가다.

우선 선수들의 체력과 스피드가 향상됐고, 공간을 활용한 패스와 2대1 돌파 등 수준높은 전술도 곧잘 소화해 냈다. 빨랫줄 같은 중거리슛이 터지는 등 슈팅력도 좋아졌다.

전력 향상에는 지난해 미국 여자월드컵이 좋은 계기가 됐다. 여자축구의 가능성을 본 문화관광부에서 창단 팀에 보조금을 지급, 초.중.고.대학팀이 속속 만들어졌다.

숭민 원더스의 창단으로 인천제철이 독주하던 실업축구에 경쟁자가 생긴 것도 큰 자극이 됐다.

아직 부족한 점도 많다. 대부분 선수들이 양발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해 왼발에 찬스가 걸리면 머뭇거리다 기회를 놓친다. 같은 팀 선수간에도 뚜렷한 실력차가 드러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실업팀의 수. 현재 두 개로는 내년 말 대학에서 쏟아질 70여명의 선수를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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