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샘 자극하는 뮤지컬 '과거를 묻지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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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이산가족의 아픔을 그린 뮤지컬 한편이 무대에 오른다. 10월3일부터 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공연되는 '과거를 묻지 마세요' .

극단 예맥이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익숙한 국내 뮤지컬의 판도를 바꾸자는 취지로 7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작품이다.

김자옥.이정길.임동진.송재호.선우재덕 등 인기 탤런트와 우상민.남경읍.이인철 등 뮤지컬 배우들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과거를 묻지 마세요' 는 뮤지컬 블루사이공에서 베트남전을 통해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그려낸 김정숙(극단 모시는 사람들 대표)씨가 만든 작품. 6.25전쟁과 4.19, 5.16 등 현대사의 질곡을 겪은 옥이라는 여인의 삶을 그렸다.

6.25전쟁 직전 결혼한 옥이가 인민군으로 끌려간 남편과 헤어지고, 피난길에 아들과도 생이별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1980년 이산가족찾기를 통해 남편이 살아있음을 확인하지만 '떳떳하지 못한' 과거 때문에 남편 앞에 나서지 못하는 주인공 옥이역에 김자옥씨와 뮤지컬 배우 우상민씨가 더블 캐스팅됐다.

옥이를 짝사랑하다 파멸로 이끄는 춘수역에는 조형기씨와 이인철, 고학생인 준태역에는 선우재덕씨와 정선일씨가 출연한다.

여기에 중견 뮤지컬 배우 남경읍씨가 옥이 남편인 기중역을, 교도소 순화목사로 활동하는 옥이의 아들역을 이정길씨가 맡는다.

연출을 맡은 김덕남씨는 "다분히 신파적인 내용이지만 '열애' '내마을 갈곳을 잃어' 등 히트곡을 작곡한 최종혁씨의 음악과 재즈무용가 전미례씨의 안무로 젊은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었다" 고 설명했다.

'공주는 외로워' 라는 노래로 잠시 가수로도 활동한 김자옥씨의 춤과 노래도 관심거리. 극단측은 이 뮤지컬이 이산가족의 아픔을 다룬 작품임을 감안해 한빛은행과 공동으로 지난 8월 이산가족상봉 행사에 참여한 2백명을 초청키로 했다.

방북한 1백명과 북한의 가족을 맞이한 1백명은 전국 한빛은행지점에 뮤지컬 관림신청을 하면 관람권을 받을 수 있다. 오후 7시30분. 02-706-5333.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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