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가게 벤처업체로 발돋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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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최근 일본에서 사양업종이면서도 독특한 아이디어와 경영기법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로테크(low-tech) 벤처' 가 붐을 이루는 가운데 도쿄(東京) 변두리에서 문을 연 조그만 만화가게가 23년 만에 상장 벤처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헌 만화책 전문서점인 만다라케는 오는 26일 도쿄증권거래소의 벤처기업 전문 증권시장 마더스에 주식을 상장한다.

만화가 출신인 후루카와 마스조(古川益藏.49)사장이 1977년 개업한 만다라케는 헌 만화책을 헐값에 대량으로 구입한 뒤 재단장해 정찰제로 판매하고, 동호인들로부터 희귀본을 사들여 수집가들에게 고가로 되파는 등의 경영방식으로 지금은 연간 매출 30억엔의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만다라케는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도쿄의 번화가인 신주쿠 한복판에 지상 10층.지하 2층짜리 '만화의 전당' 을 건립하는 데 쓰기로 했다.

이곳에 인터넷과 위성방송 시스템을 도입, 일본의 만화.애니메이션을 세계로 전파하는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만다라케는 지난해 로스앤젤레스에 체인점을 냈으며, 올해는 뉴욕에 진출한다. 조만간 한국이나 대만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한편 만다라케에 이어 이발소 체인 QB넷, 성인취향의 햄버거 체인점 프레시니스버거, 만두전문점 코아 등도 벤처기업 전문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준비 중이다.

도쿄〓남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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