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낚시, 상류지대가 일급 포인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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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낚시인에게 7월은 '망설임의 계절' 이다. 무더위와 장대비가 엇바뀌는 날씨처럼 낚시 여건도 불규칙해 출조 타이밍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무렵에는 출조지 선택이 조과를 결정한다. 따라서 장마철 낚시의 성패는 정확한 날씨정보 수집과 저수지 상황 파악, 변화된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재빠른 판단에 달렸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6월 하순쯤 시작돼 7월 중순이면 끝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수량도 예년에 비해 적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기간에는 비가 '소강상태' 를 보일 때 출조하는 것이 요령이다.

일반적으로 조황은 오름수위 때 좋다. 그러나 장마 때는 만수 상태에서 다시 물이 불어나는 경우가 잦아 이같은 상식이 1백% 들어맞지는 않는다. 새물 유입에 따른 '대박 찬스' 도 장마 초기로 한정된다.

특히 계곡지나 댐 등은 오랫동안 저수위 상태에 있다가 처음 물이 불어나는 시기가 기회다.

따라서 첫 비를 노려볼 필요가 있다. 본격적인 장마를 예고하는 장대비가 잠시 멈칫하는 순간을 놓쳐서는 안된다.

장마철 일급 포인트는 새물이 유입돼 산소량이 풍부해지는 상류지대. 그러나 흙탕물 정도에 따라 포인트는 달라질 수 있다. 장마철이라고 무작정 상류에 앉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저수지 중에는 흙탕물이 유입되는 곳이 많다. 이런 곳에서는 탁한 물과 맑은 물이 만나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요령이다. 산소가 풍부한 새물을 찾아온 붕어가 어떤 미끼에도 왕성한 식욕을 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상류지역은 비가 온 후 하루 정도 지났을 때 조황이 좋다. 흙탕물로 뒤집어진 저수지의 본류보다 맑은 물이 들어오는 상류로 붕어가 몰려들기 때문에 입질이 활발해진다.

흙탕물이 저수지 한복판으로 확산되는 기미가 보이면 중류권이 유리하고 저수지가 모두 흙탕물이 됐을 때는 하류쪽이 좋다. 이곳은 쉽게 물이 뒤집어지지 않고 대체로 바닥층이 맑아 조황의 기복이 적다.

장마철 출조에는 위험이 따르게 마련이다. 익사 사고가 잦고 낙뢰를 맞거나 부주의로 고압전선에 접촉해 치명적인 감전 피해를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따라서 천둥번개가 치는 집중호우 때는 출조를 삼가는 게 좋다. 특히 장마철에는 카본 소재의 낚싯대를 사용하는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천둥소리가 나면 카본대를 걷어야 하고 비가 떨어지면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저수지나 소규모 댐은 강수량이 적어도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입질이 계속되더라도 미련을 떨치고 일어서는 지혜가 필요하다. 장마철 포인트는 묘하게도 위험한 곳에 집중돼 있다.

글.사진〓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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