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 3조5, 000억 더 걷혀 '사상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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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지난해 국세 징수액이 세입예산 목표치를 3조5천5백31억원이나 초과 달성됐다. 이같은 초과 달성 금액은 국세청 개청 이래 최대치다.

1일 국세청은 지난해 거둬들인 국세가 1998년(63조5천3백15억원)보다 10.6% 늘어난 79조2천7백61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세입예산(추경포함)인 66조7천2백30억원을 5.3% 초과한 것이다.

국세청은 경기회복으로 소비가 늘어나는데다 기업의 영업실적이 향상되고 증시가 활기를 띠면서 세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음성.탈루소득자에 대한 조사가 강화되면서 탈세추징액이 급증하고, 납세자 전산시스템이 완료돼 고소득 전문직이나 자영업자에 대한 세원관리가 강화된 것도 세수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세목별로는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가 98년보다 6조6천94억원이나 늘었다.

특히 지난해 증시활황으로 증권거래세가 98년의 2천4백25억원보다 5.6배나 늘어난 1조3천5백37억원이 걷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부가세도 민간소비 확대로 20조1천9백80억원이 징수돼 전년도보다 28.6%나 늘어났다.

반면 직접세인 법인세는 9조3천6백54억원, 소득세는 15조8천5백46억원이 걷혀 전년도보다 각각 13.1%, 7.8% 감소했다. 이처럼 간접세 위주로 세수가 늘어남에 따라 소득이 많건 적건 똑같은 세금을 부담하는 간접세의 특성상 세금을 통한 재분배 기능은 약화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법인.소득세 등의 직접세가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 이후 경기침체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98년도 귀속분으로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됐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에 초과 징수된 세금은 국가 채무를 갚거나 추경예산 편성재원 등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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