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 높아진 동해…대구·오징어 몰리고 명태는 안잡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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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겨울철 동해의 수온이 높아 대구.오징어.꽁치는 풍어를 이루는 반면 명태는 잘 잡히지 않고 있다.

동해에는 이달 초부터 '겨울철 귀족 어류' 인 대구 떼가 울진~포항 연안으로 몰려와 어민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소형 낚싯배(3~4t)1척이 하루 3~4마리씩 잡는다.

동해에서 대구는 주로 미끼 없는 외줄낚시로 잡는다.

잡히는 대구는 몸 길이 50~70㎝, 무게 4~6㎏ 정도. 가끔 큰 것(길이 1m, 몸무게 10㎏)도 잡힌다.

큰 것은 한 마리당 30만원 이상에 팔린다.

4~6㎏ 짜리 위판가격은 10만~15만원 선.

올 겨울 동해에서 잡힌 대구는 90t. 벌써 97년의 44t과 98년의 64t을 넘었다.

90년대 초까지는 동해에서 대구는 거의 잡히지 않았다.

국립수산진흥원은 대구 풍어는 내년 2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대구가 잘 잡히는 것은 동해의 수온이 높기 때문. 대구의 먹이인 청어가 많아진 것도 또 다른 원인.

대구가 주로 모여 있는 곳은 울진~포항 연안의 수심 70~1백50m의 바다 속. 이 곳의 수온은 5~10도로 예년 평균보다 1도 정도 높다.

이 수온은 대구가 산란하기 적당한 온도. 여름철 차가운 북쪽에 있던 대구가 산란기를 맞아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연안으로 몰려들고 있다.

경남 거제도 앞바다에도 대구가 돌아왔다.

거제수협에 따르면 지난달 들어 하루 4~5마리씩 보이기 시작하던 대구가 이달 들어 하루 10~20마리씩 위판돼 지금까지 모두 3백여 마리가 위판됐다.

어민들은 대구 인공수정란 방목사업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남해안 일대에서는 지난 80년대초부터 대구가 거의 잡히지 않았다.

동해에는 요즘 오징어도 풍년이다.

올들어 포항 영일 수협에서 위판된 오징어는 1만8천7백t. 지난해 같은 기간 1만2천6백t에 비해 48% 늘었다.

12월에만 5천여t이 잡혀 지난해 12월보다 4배나 증가했다.

지난해 6백96t이던 꽁치 어획량도 올해 2천4백82t으로 2백56% 증가했다.

예년의 경우 12월이면 오징어는 따뜻한 부산연안까지 내려가 버린다.

그러나 그동안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잡히는 명태는 아직 어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있다.

이달 들어 고작 3백여t이 잡혔다.

올들어 잡힌 명태는 1천2백t으로 지난해의 4천7백t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국립수산진흥원 박종화(朴鍾和) 연구관은 "12월 동해의 수온이 대마난류 확장 등으로 예년 평균보다 1도 정도 높아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 등은 잘 잡히고 한류성 어종인 명태잡이는 부진하다" 고 말했다.

강진권.김상진.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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