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10시 15분쯤 옷 로비 의혹 사건의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 사무실에 출두한 김태정(金泰政) 전 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는 수척한 얼굴이었다.
시종 고개를 떨군 채 취재진의 질문에도 말을 꺼내지 않았다.
변호인인 임운희(林雲熙.사진)변호사는 延씨가 조사실로 들어간 뒤 "延씨가 어제 '남편이 갇혀 있는데 어떻게 따뜻하게 잠을 잘 수 있겠느냐' 며 보일러를 끄고 차가운 방에서 밤을 지샜다" 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신동아측이 협박을 했다는데 어떤 내용인가.
"당시 유포되던 유언비어를 5대 일간지에 광고로 내겠다는 것이다. 일국의 검찰총장에 대해 사적인 약점을 잡아 협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
- 협박이 온 것은 언제쯤인가.
"최순영(崔淳永)회장이 구속된 지난 2월 11일을 전후해서다.
언론과 검찰간부 등 다양한 통로를 동원했으며, 金전총장이 이런 내용의 전화를 직접 받은 일도 있는 것으로 안다. "
- 延씨는 언제 처음 내사를 받았나.
"지난 1월 18일이다. 그 전에 남편이 소문을 듣고 1월 8일 '옷을 산 일이 있느냐' 고 물었고 13일엔 크게 야단친 것으로 안다. "
- 金전총장이 사직동팀 조사 사실을 알고 야단친 것 아닌가.
"소문은 이미 지난해 12월말부터 돌았다. 라스포사나 앙드레김에 간 사실에 교묘히 말을 짜맞춰 '옷값 대납' 이란 소문을 냈다. 그러나 내사결과 의상실에 간 것을 제외하고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
- 신동아측의 의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자신들은 아직도 혐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많은 외화를 빼돌리고도 자기들이 손을 쓰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오만한 사람들이다. "
- 延씨는 1월 18일 몇시쯤 라스포사에 갔나.
"오전 11시 정각에 도착했는데 이미 사직동팀에서 나와 있었다.
이날 延씨가 울면서 장부를 고쳐달라고 했다는 직원 李모씨 진술은 사실이 아니다.
李씨는 延씨보다 2~3분쯤 뒤에 도착했다. "
- 라스포사에서 장부를 스스로 고쳤다는 뜻인가.
"고객 보호 차원이다. (그 날짜)장부를 아예 없앤 것으로 안다.
다른 사람들의 거래 내역을 확인해보라. "
최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