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10개월 만에 최대폭 ↑ 실업자 8개월 만에 80만 명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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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달 취업자 수가 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생산과 소비에 이어 고용 시장도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9월 취업자 수가 2380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1000명 늘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이다. 실업자는 82만6000명으로 8개월 만에 80만 명대로 떨어졌다. 실업률도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한 3.4%를 기록했다.

미약하나마 고용 시장이 개선 조짐을 보인 것은 정부의 일자리 사업의 효과가 계속된 데다 수출이 나아지면서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 감소세가 다소 주춤해졌기 때문이다. 정부 일자리 사업이 집중된 공공행정 부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2만6000명 늘어 석 달째 30만 명 이상 증가했다. 제조업에선 전년 동월 대비 11만8000명 줄었지만 올 들어 감소폭이 가장 작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희삼 연구원은 “민간 소비가 완만히 늘고 있어 후행지표인 고용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고용의 질까지 좋아진 것은 아니다. 희망근로 사업의 영향으로 50대 이상에선 취업자가 늘었지만 20~30대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7만5000명이 줄어 전달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일용직(-13만4000명)과 자영업자(-32만4000명)가 급속히 줄어드는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이들이 많이 종사하는 음식·숙박업에선 업종별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일자리(-13만8000명)가 사라졌다.

특별한 이유 없이 노는 사람은 138만4000명,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한 사람은 15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각각 5만1000명과 1만9000명 증가했다.

이들과 취업준비생, 18시간 미만 근로자 가운데 더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을 포함한 사실상 실업자(실업자 통계에는 잡히지 않음)는 310만3000명에 달한다. 통계청 정인숙 고용통계팀장은 “공공부문에서 창출한 일자리를 빼면 고용 시장은 아직 취약한 상태”라며 “경기 회복 기대감에 기업들이 어떻게 반응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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