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동리·목월 문학마을 조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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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불국사 인근에 들어선 동리·목월 문학관. 왼쪽 건물이 동리문학관이고 오른쪽은 목월문학관이다.


소설가 김동리(1913∼1995)와 시인 박목월(1916∼1978)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는 문학마을이 경주에 조성된다.

경주시는 박목월의 생가 터가 있는 건천읍 모량리 일대와 김동리의 생가 마을인 성건동 일원에 2013년까지 사업비 56억원을 들여 문학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경주시는 29일 문학마을 조성의 기본계획과 타당성 조사 용역 최종 보고회를 열었다. 이날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박목월의 생가 터가 있는 건천읍 모량리 일대 9239㎡에 생가를 복원하고 주차장과 문학체험 전시관, 밀밭 정원, 나그네 동산, 시 낭송장, 문학카페, 서점, 분수 등을 꾸민다.

또 김동리의 생가 마을인 성건동 일원 724㎡에 장독대가 있는 생가를 복원하고 주차장 등을 조성한다.

문학마을의 복원 규모는 생가 터의 입지 조건을 반영했다. 박목월 문학마을은 생가가 경주의 변두리인 건천읍에 위치해 비교적 큰 규모로 계획한 반면 김동리 문학마을은 생가가 도심 상가지구에 위치해 사실상 생가 복원 정도에 그쳤다.

경주시는 동리·목월 문학마을을 조성해 경주가 한국 문단 거목의 고향이라는 자긍심을 높이고 특산품 판매 등을 통한 주민소득 증대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동리·목월 기념사업회를 활성화하고 관광객과 시민들에게는 체험학습의 산 교육장을 제공하고 경주의 문화적 가치도 더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날 보고회에서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무엇보다 동리·목월의 생가와 운영 중인 동리·목월 문학관이 너무 떨어져 있다는 점이었다. 문학관과 생가 터는 각각 차량으로 적게는 20분에서 많게는 50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동리·목월 기념사업회는 문학관이 들어서 있는 진현동 주변에 문학마을을 조성해도 좋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경주시 문화예술담당 이동수씨는 “문학관 주변은 국립공원구역이어서 사실상 문학마을 조성이 어렵다”며 “입지는 생가 주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문학마을 운영의 효율성과 집중화 등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다음달 조사 용역 보고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동리·목월 기념사업회 박지원 기획홍보국장은 “경주시가 한국 문학 거목의 문학마을을 조성키로 한 결정을 환영한다”며 “문학마을 입지는 접근성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새 명소 자리잡은 동리·목월 문학관=경주시는 두 문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06년 3월 사업비 40억원을 들여 토함산 자락인 불국사 앞 진현동 1만3847㎡ 터에 동리·목월 문학관을 지었다. 건축연면적만 1545㎡에 전통 골기와 지붕으로 똑같은 면적의 두개 전시관을 만들었다. 동리·목월 문학관은 영상실을 비롯한 창작교실·자료실 등으로 꾸며져 있다. 또 전시실에는 두 문인이 생전에 집필한 흔적과 작품·유품 등이 진열돼 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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