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많이 나는 다한증 수술로 치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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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땀의 계절이 돌아왔다.

땀이란 체열을 식히는데 필수적인 생리현상. 사람이 피부에 산재한 3백만개의 땀샘을 통해 하루에 흘리는 땀은 약9백㎖. 그러나 자신의 의지대로 땀이 조절되지는 않는다.

서울대의대 생리학교실 김전 (金典) 교수는 "땀의 분비는 가슴속 깊이 위치한 흉부교감신경에서 관장하므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이뤄진다" 고 설명했다.

주로 얼굴과 몸통에 생기는 땀은 체온을 조절하느라, 손과 발에 생기는 땀은 정신적으로 긴장했을 때 교감신경이 흥분해 나온다.

그러나 땀이 많고 적음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사람마다 혈액형과 생김새가 다르듯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체질의 일종이기 때문. 노원을지병원 내분비내과 전재석 (全在錫) 교수는 "땀이 많은 것 자체가 질환은 아니다" 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지나치게 땀이 많아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다한증 (多汗症) .키보드에 땀이 떨어져 컴퓨터를 사용하기 어렵고 시험지가 땀에 젖어 손수건으로 손을 감고 시험을 봐야하는 사람들이다.

가장 확실한 치료방법은 겨드랑이에 지름 2~5㎜인 가느다란 흉강경을 삽입해 흉부교감신경을 잘라주는 것. 이미 국내종합병원 흉부외과나 신경외과에서 널리 시술 중이다.

수술시간은 좌우 모두 시술하는데 10~20분. 수술 당일 퇴원하며 흉터도 생기지 않는다.

비용은 병원마다 다소 다르지만 1백20만원 안팎. 수술 후 손과 발엔 땀이 전혀 생기지 않아 손으로 돈을 세기 어려울 정도가 되는 반면 얼굴과 가슴엔 땀이 지나치게 많이 생기는 보상성 (補償性) 다한증이 발생하는 것이 흠이다.

최근 이런 흉강경 치료의 단점을 보완하는 수단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고려대의대 안암병원 흉부외과 김광택 (金光澤) 교수팀이 수술부위를 2번 흉부교감신경에서 3번 흉부교감신경으로 바꾼 결과 보상성 다한증이 늘 나타난 경우는 2%에 불과했으며 더울 때 58%, 운동시 16%등 제한된 경우에만 땀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金교수는 "특히 식사 중 땀을 많이 흘리는 다한증은 기존 수술법에 비해 8배 가까이 효과가 있었다" 고 밝혔다.

교감신경을 칼로 자르는 대신 클립으로 묶는 방법도 도입됐다.

영동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이두연 (李斗淵) 교수팀은 최근 1백여명의 다한증 환자에게 흉강경 클립고정술을 시행한 결과 손과 발에 전혀 땀이 나지 않은 부작용을 개선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李교수는 "손과 발에 나는 땀을 10이라면 클립고정술은 1정도의 땀이 난다" 고 설명했다.

심하지 않은 다한증이라면 수술하지 않고도 증상이 좋아지는 방법이 있다.

서울중앙병원 피부과 성경제 (成慶濟) 교수는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땀샘입구를 좁혀 땀의 분비를 줄이는 염화알루미늄 용액을 일주일에 두세 차례 잠자리에 들기전 발라주면 효과가 있다" 고 들려줬다.

취침 도중 연고를 바른 부위를 비닐랩으로 덮어줘야 하는 것이 단점. 또 계속 바르지 않으면 다시 땀이 난다는 것도 알아둘 일.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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