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센터 운영 이상수씨 부부 장애인등에 가구 기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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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달 19일 인천시동구화수2동에 사는 소년가장 최진호 (崔鎭浩.14.중2) 군의 판자집 문앞에 구청의 용달차가 도착했다.

崔군은 차에서 내린 중년부부로부터 중고 TV와 1인용 침대 하나를 전달받았다.

이날 崔군을 비롯, 동구 관내 독거노인.생활보호대상자.장애인 등 9명에게 TV .세탁기. 냉장고. 전기밥통 등 16개의 중고 가전제품이 전달됐다.

가전제품.가구류 등을 수거해 말끔히 고친 뒤 불우이웃에 3년째 무료기증하고 있는 이상수 (李相洙.41).이재숙 (李載淑.39) 씨 부부. 이들이 이웃사랑을 실천에 옮긴 것은 지난 96년 5월 인천남구숭의동 허름한 건물 지하 1백60여평에 남구 재활용센터를 차리면서부터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까 해서 생활용품을 무료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주택가 등을 돌며 수거한 생활용품을 센터로 가져와 새것처럼 고쳐놓는다.

일부는 상설매장에서 팔고 나머지는 이웃돕기에 활용하고 있다.

수리한 물건이 어느 정도 쌓이면 구청 청소과에서 각 동사무소를 통해 취합한 불우이웃에게 전달한다.

쓰다가 고장 나면 A/S도 해준다.

이렇게 해서 3년여 동안 불우이웃에 준 가전품.가구류 등 생활용품은 1백여점. 가끔 섬지역도 방문한다.

97년 3월엔 옹진군문갑도에서 홀로 외롭게 사는 할머니 (78) 를 찾아가 세탁기.TV.냉장고를 전해주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송림6동에 5백평 규모의 동구 재활용센터를 차려 이웃사랑을 동구까지 확대했다.

"생활폐기물을 거두어 가니 주민에게도 좋고 새로 수리해 어려운 이웃에게 되돌려주니 일거양득이죠. " 수리는 남편 李씨와 전문기술자가 하고 매장 관리는 부인 李씨의 몫. 한양대 전자공학과 2년을 중퇴한 李씨는 전공을 십분 살렸다.

어려움도 없지 않다.

경제난 이후 수거할 물건이 줄어든 데다 2곳 (남구.동구) 의 매장 수입도 절반으로 떨어져 적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李씨 부부는 "작은 노력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 면서 "힘이 닿는 한 이 일을 계속해 나갈 것" 이라고 다짐했다.

017 - 321 - 7282.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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