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성 발빠른 행보에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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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의장 金大中대통령) 수석부의장인 이수성 (李壽成) 전총리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지난 3월 임명된 뒤 뚜렷한 활동이 적었던 李수석부의장은 15일 재단법인 '평화와 통일을 위한 복지기금' 발기인 총회를 연데 이어 23일엔 金대통령이 참석하는 1만명 규모의 평통자문회의를 개최한다.

李수석부의장은 또 기자와 통화에서 여권의 민감한 부분인 내각제와 경제청문회에 대한 입장을 거침없이 피력했다.

그는 "사람을 마구 잡아들여 (증인으로 소환해) 망신을 주는 우리나라식 청문회엔 반대한다" 고 말했다.

물론 'YS 표적 증언' 도 반대한다고 했다.

내각제에 대해선 "최고의 정치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내각제 도입은 시기상조" 라고 개헌론에 부정적 입장을 보인 뒤 "지금은 현명하고 애국적인 대통령의 지도력이 중요하다" 고 덧붙였다.

김영삼 (金泳三.YS) 전대통령이 불러 상도동에 간 적은 있지만 DJ - YS 세력간의 이른바 '민주대연합론' 같은 문제를 논의한 바 없다고 했다.

"피할 수 있는 한 피하겠지만 내 몸 하나 던져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희생하겠다" 는 말로 때가 되면 정치현장에 뛰어들 생각임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李수석부의장의 발언은 최근 金대통령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여권 핵심인사들의 내각제.청문회 불가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데다 여권 2인자 그룹들이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모색하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편 복지기금 총회엔 재단이사 자격으로 김우중 (金宇中.대우).정몽구 (鄭夢九.현대).구본무 (具本茂.LG)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과 강영훈 (姜英勳) 세종연구소 이사장.강원룡 (姜元龍) 크리스챤아카데미 이사장.서영훈 (徐英勳)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상임대표.박인상 (朴仁相) 한국노총 위원장 등 한데 모으기 쉽지 않은 인사 13명이 참석했다.

이사 중 김수환 (金壽煥) 추기경은 참석하지 못했고 이건희 (李健熙) 삼성회장은 대리인을 보냈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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