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형이 뽑은…'편집 CD 주제별 시리즈음반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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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히트곡을 단순조합한 수준의 편집음반이 붐을 이루는 가운데 한가지 예외적인 편집음반 시리즈가 눈길을 끈다.

60년대말부터 70년대 전반을 수놓은 '통기타 청년문화' 의 맥을 이은 가요들을 주제별로 16곡씩 7장의 음반에 나눠 실은 '구자형이 뽑은 위대한 한국가요' 시리즈가 그것. 방송작가인 구씨가 16년간 활동을 통해 모은 이 시리즈중 핵심은 '청년문화' 편. 김민기의 '새벽길' , 서유석의 '타박네' , 양희은의 '아침이슬' , 송창식의 '비와 나' , 신창균의 '돌멩이' 등 5곡이 라이브실황 녹음으로 담겨있다.

구씨에 따르면 이 음반은 71년 가을 국립극장 (당시 서울 명동소재)에서 열렸던 포크콘서트 실황테이프를 발굴해 뜬 것으로, 특히 김민기가 직접 기타를 치며 부른 '새벽길' 은 실황녹음으론 처음 공개되는 곡이라고 한다.

'청년문화' 외에 '사랑' '정' '너' '국악가요' '언더그라운드' 등 다른 음반에는 '청년문화' 의 정서를 이은 70.80.90년대 발라드.록이 엄선돼있다.

강은철.유익종.안치환.하덕규.조용필.이태원.여진 등 70년대 청년시절을 보낸 성인들이 좋아할 노래가 대부분. 그러나 '언더그라운드' 편에는 정태춘의 78년 히트곡 '시인의 마을' 과 함께 홍대앞 언더밴드 노브레인의 최신곡 '바다 사나이' 가 나란히 실려있다.

가요에서 골이 깊은 세대차이를 '청년문화' 란 코드로 좁혀보려는 기획의도를 읽을 수 있다.

74학번으로 대학시절 포크가수활동도 했던 구씨는 "순수함.다양성.창조성으로 대변되는 당시 포크 청년문화를 되살려 침체한 요즘 가요계에 활력을 줄 의도로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 고 말한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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