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삼성’ 비결은 기초 체력훈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삼성은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하다.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를 자랑하는 대구를 홈구장으로 쓰는 선수들은 웬만한 더위에는 꿈쩍도 않는다. 반면 여름철 대구 원정에 나선 상대팀 선수들은 더위로 인해 훈련시간을 줄일 때가 많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 여름에 강한 삼성을 설명할 수는 없다. 다른 구단에 비해 기초 체력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5일 대구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기초 체력훈련을 꾸준히 하는 것이 여름에 힘을 내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날도 강봉규의 결승 홈런에 힘입어 4-3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최근 10경기서 8승2패를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달 중순 5연패를 당하며 7위까지 추락했던 팀 성적도 5위까지 끌어올렸고 4위 롯데도 추격 가시권에 들어왔다. 선 감독은 “날씨가 더워질수록 강해지는 게 팀 전통으로 자리 잡나 보다”며 웃었다.

선수들은 이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체력훈련에 비지땀을 쏟았다. 다른 구단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점은 단거리 달리기와 짐볼 운동이다. 젊은 선수들은 단거리 전력질주를 수시로 실시한다. 야수들은 짐볼 운동을 통해 밸런스 회복 및 복근 단련에 여념이 없었다. 투수들도 소형 짐볼 위에서 한 다리로 버티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실시하며 투구 밸런스를 가다듬었다.

삼성은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트레이닝 코치가 2명(일본인 하나마쓰·고야마)이나 되고 안마사와 한국인 트레이너 2명이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다. 시즌 초반에는 선수들의 줄부상이 이어졌다. “경기 전 체력훈련에 지쳐 정작 경기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소신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자 선수들도 코칭스태프의 의중을 서서히 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최형우는 “확실히 날씨가 더워질 때는 체력훈련의 덕을 보는 것 같다”면서 “하기 싫을 때도 있지만 경험 많은 코칭스태프들도 다 뜻이 있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테랑 양준혁과 진갑용도 체력훈련을 거르는 일이 없다. 박석민·이영욱 등 젊은 선수들도 한결같이 “체력훈련이 여름을 버티는 힘”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구=오명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