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기 왕위전]목진석 4단 - 최명훈 6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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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黑, 전 재산을 내주다

제3보 (43~64) =흐름만으로 보면 하변을 죽 가르고 나온 백이 호조다.

44부터 흑을 위협한 다음 48에 붙여 응수를 물은 것도 시기적절한 타이밍. 착수는 신중하게 이어진다.

44는 7분, 45는 4분, 47은 7분, 48은 4분. 장수영9단은 49와 51을 가리켜 뒷맛을 최소화한 호착이라고 한다.

49를 56쪽으로 막거나 하면 귀살이의 맛이 남는다.

50에서 13분을 들여다본 睦4단은 다시 52에서 12분을 장고한다.

睦4단은 이 부근을 승부처라고 본듯 시간을 마냥 투입하며 전력을 다하고 있다.

53은 사실은 중대한 기로였다.

그러나 崔6단은 이 수를 두는 데 1초도 쓰지 않았다.

젖히는 것이 기세라고 믿었기에 뒤도 돌아보지 않았던 것이다.

좀더 현실적으로 생각한다면 '참고도' 흑1처럼 참는 것이 옳았을지도 모른다.

흑1에 두면 백A에서 B로 젖히는 약간의 뒷맛은 있으나 좌상 흑집은 고수할 수 있다.

다만 흑들 쪽이 박약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 '참고도' 는 굴욕적이라 상상도 하지 않았다. " (崔6단) "그래도 '참고도' 처럼 참는 것이 낫지 않을까. " (睦4단) " '참고도' 는 흑이 엷다.

집은 나을지 몰라도 반격의 기회는 영영 잡을 수 없을 것이다.

" (장수영9단)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가지 배울 점은 고수들일수록 손에 쥔 현금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흑은 초반부터 다섯수나 들여 좌상을 에워쌌다.

어찌보면 흑의 전재산인데다 그동안의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도저히 내주기 싫은 곳이지만 상황이 변하자 崔6단은 눈한번 깜박하지 않고 포기해버렸다.

박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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