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합참은 해킹 안 당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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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에 따르면 해킹당한 군 관련 기관은 국방연구원.국방과학연구소.공군대학 등 세곳이다. 이곳에 있는 개인 컴퓨터(PC) 11대가 피해를 보았다.

군은 15일 "군사 기밀과 군내 정책 결정 사항, 각종 보고 등 중요 정보가 올라오고 취합되는 국방부와 합참 등의 전산망은 해킹 피해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군 전산망은 외부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는 별도의 인트라넷(내부 전산망)으로 구축돼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한 해킹으론 군 전산망을 뚫을 수 없다는 의미다.

군 정보기관 관계자는 "이번에 시도된 해킹 수법은 e-메일로 해킹 프로그램을 보낸 뒤 수신자가 이를 열면 자동으로 프로그램이 PC로 옮아가는 방식"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외부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군 전산망엔 이런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트라넷 자체의 피해는 없더라도 외부 인터넷에 연결된 개인 PC가 해킹됐을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군 관계자들이 개인 PC에 중요 문서를 무심코 내려받아 놨다면 이런 비밀이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군은 11대의 PC를 대상으로 어떤 정보가 빠져나갔는지 정밀 조사하고 있다. 안철수 바이러스연구소와 군은 국정원으로부터 침입 탐지 소프트웨어를 받아 전군에 배포하는 등 '방화벽'을 강화했다.

해킹 용의자들은 국내 공공기관에 한국어로'S대 S과의 4학년 ○○○인데 자료를 도움받고 싶다. 부탁드립니다'는 내용으로 메일을 보내 악성 프로그램이 담긴 첨부 파일을 열게 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경찰은 이들의 IP를 추적해 용의자가 한국어를 배운 중국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사용된 10여대의 컴퓨터 IP가 연관성이 있어 이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경찰은 인터폴과 공조해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주한미군 사령부는 이날 사령부 전산망이 해킹당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군 관계자는 "미군의 전산망은 인트라넷으로 전체가 하나의 망으로 연결돼 있어 주한미군만 따로 해킹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주한미군 관계자는 "주한미군을 상대로 하루에도 수백건씩의 해킹 시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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