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4명 협연무대…희망과 용기의 화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시각장애인들은 오선지 악보를 읽을 수 없어 정상인의 도움을 받아 음명 (音名) 과 리듬을 점자판 위에 종이를 대고 점필로 찍어 점자 악보를 만들어야 한다.

작품 하나에 1주일씩 걸리기가 일쑤다.하지만 악보를 통해 일단 체득한 작품은 정상인들이 부러울 정도의 집중력과 예민한 감각으로 훌륭한 연주를 빚어낸다.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시각장애인 연주자 4명이 출연하는 음악회가 화제다.18일 대구 시민회관에 이어 20일 오후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서울바로크합주단과의 협연무대다.

한국장애인 소리예술단 (단장 黃在煥) 주최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는 클라리네티스트 이상재 (31.피바디 음대 박사) 씨가 로시니의 '서주와 변주곡' , 피아니스트 이재혁 (30.뉴잉글랜드 음악원 연주자 과정) 씨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제2번' 중 1악장,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 (29.베를린 한스아이슬러음대 재학) 씨가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 중 1악장, 첼리스트 구남희 (26.대전 침신대졸) 씨가 랄로의 '첼로협주곡' 1악장을 차례로 들려준다.

또 소프라노 강화자.테너 박인수씨가 찬조 출연해 귀에 익은 가곡과 성가곡을 들려준다.黃단장은 "IMF시대를 맞아 정상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이 음악회를 마련했다" 고 말한다.시각장애는 음악가의 길에 '장애' 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053 - 651 - 3311.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