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EM개막 이모저모]김대통령 세차례 영어연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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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2차 ASEM이 3일 오후 (한국시간) 개막됐다.김대중대통령은 취임후 첫 다자간 (多者間) 정상무대에 데뷔했다.

○…26개 회원국 정상들은 첫날 회의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를 선두로 회의장에 일렬로 입장했으며 金대통령은 세번째로 입장. 金대통령은 강평발언에서 "국제적인 불건전 세력에 의해 야기된 금융위기로 인해 건실한 기업.선량한 시민이 희생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 이라며 국제적 불공정거래를 시정하기 위한 범세계적 노력을 촉구. 金대통령은 그러나 "밖에서 도와주더라도 마지막 책임은 각자에게 있다" 면서 "한국은 정경유착.관치금융.기업경쟁력 상실 등의 병폐를 앓고 있으나 새 정부는 깨끗하고 능률적인 경제구조를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 설명.

○…ASEM에서 金대통령은 이틀간 세차례 연설을 한다.연설의 효율성을 감안해 영어로 행한 연설에서 金대통령의 정치철학인 '민주주의와 경제의 병행발전론' 도 외교현장에 처음으로 선보였는데 현지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金대통령은 이날 오전 (현지시간 2일 오후) 블레어총리가 주최한 비공식 만찬에 참석. 블레어 총리는 金대통령에게 "내 선거구에 한국의 삼성전자가 투자한 공장이 있는데 활발히 가동되고 있다" 며 "해외투자 유치야말로 경제활성화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고 강조했고 金대통령은 "우리 국민도 처음에는 부정적이었으나 이제는 이해하고 환영하는 분위기" 라고 소개했다.

金대통령은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에게 한국의 실업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면서 "사회보장제도가 완전치 못해 걱정" 이라고 토로. 그러자 시라크 대통령은 "사회보장제도가 도리어 경제회복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고 지적. 시라크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정상회담을 갖고 싶다" 고 金대통령에게 제의.

金대통령은 만찬후 세계금융의 중심지인 런던에서 영국 금융.기업인들과의 접촉을 통해 본격적인 대한 (對韓)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된 점에 흡족해했다고 박지원 (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이 전언.

○…金대통령 부인 이희호 (李姬鎬) 여사는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 깊은 관심을 보이는 등 문화외교쪽을 담당. 李여사는 2일 밤 (한국시간) 영국의 한국학 관계자들을 면담한 데 이어 3일 저녁에는 ASEM 회원국간 '디자인개발협력계획' 웹사이트 개통식과 화상 (畵像) 대화에 참석. 한.영.독.일 등 4개국 정상부인들은 서울.런던.베를린.도야마 (일본) 를 위성으로 연결한 대화에서 디자인전공 학생들을 격려했다.

○…공식수행원들도 '세일즈 외교' 에 열중. 金대통령이 "나만 따라다니지 말고 한국에 관심있는 외국기업인들을 찾으라" 고 지시했기 때문. 최홍건 (崔弘健) 산업자원부차관은 영국 GEC사 필립 버튼 동아시아 담당사장 등을 만났으며 한덕수 (韓悳洙) 외교통상부 교섭본부장도 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소 주최 세미나에 참석.

런던 =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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