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로 불임시술 받는 남성들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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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한때 늦둥이 낳기가 유행이었다.

그러나 경제사정이 나쁜 요즘엔 아이 갖는걸 꺼려 아예 불임시술을 받는 남성들이 종전의 2~4배로 부쩍 늘었다.

달라진 세태의 반영이다.

10일 대한가족계획협회 광주전남지부에 따르면 광주시남구주월동의 부설 가족보건의원에서 지난해1월부터 IMF한파가 시작되기 전인 11월말까지 정관불임시술을 받은 남성은 총2백39명으로 월평균 22명꼴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엔 겸연쩍은 얼굴로 찾아온 사람이 39명으로 늘더니 지난 1월 한달은 예전의 4배에 가까운 78명으로 급증했다.

이달 들어서도 9일까지 벌써 58명이 시술받았다.

이때문에 의원측은 외래의사까지 불러다 정관을 '단단히' 묶어주고 있다.

전북지부에도 불임시술자가 지난해 2월엔 22명이었으나 올1월엔 53명으로 늘었다.

광주전남지부 가족보건의원 임동원 (林東元.58) 원장은 "요즘 불임시술자 대부분은 30대후반 남성들로 종전보다 연령층이 훨씬 낮아졌다" 며 "평소 2~3건에 불과하던 불임 상담전화도 요즘 7~8건으로 늘었다" 고 말했다.

한편 분만실을 찾는 임산부도 지난해보다 20%이상 늘었다.

정상분만비가 5만5천원으로 시중 병.의원의 5분의 1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광주.전주 = 이해석.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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