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an style] “올여름엔 짧은 머리, 굵은 웨이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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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헤어 트렌드는 ‘자연스러움’입니다. 영국에서도 짧은 길이에 볼륨을 많이 넣고 아래쪽이 가로로 확장된 자연스러운 웨이브 스타일이 인기죠.”

세계적인 헤어 드레싱 기업 ‘토니&가이’의 아티스틱 디렉터 에몬 보어햄(42)의 말이다. 영국에 기반을 둔 토니&가이는 41개국에 402개 헤어살롱과 28개의 아카데미를 두고 있다. 보어햄은 18년간 로레알 그룹, 웰라 등을 거치면서 활동해 온 베테랑. 헤어 케어·스타일링 브랜드 ‘레이블엠(lable.m)’ 출시를 위해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나 헤어 트렌드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동경하는 스타일이라 해서 다 따라할 수는 없죠. 영국에서는 최근 몇 년간 모델 아그네스 딘의 짧고 혁신적인 커트가 큰 사랑을 받았어요. 하지만 그 스타일이 실제로 거리로 나오게 되면 좀 더 길어지고 자연스러워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죠.”

아래로 갈수록 볼륨 커지는 스타일

봄·여름에는 웨이브 헤어가 많아지는데 특히 올해는 아래쪽으로 갈수록 가로로 확장되는 볼륨감 있는 형태가 인기라고 했다. 아래로 갈수록 확장된다는 점에서 최근 MBC 드라마 ‘내조의 여왕’을 통해 사랑받고 있는 ‘천지애 물결 웨이브’와 흡사하다.

보어햄은 이 스타일을 비롯해 올여름 유행할 세 가지 헤어스타일을 추천했다. ‘미디엄 웨이브’는 밑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볼륨을 만들기 위해 컬을 무겁고 늘어지게 만든 스타일이다.

“타월로 머리카락 물기를 제거한 후 컬크림을 바르고 모발을 섹션으로 나눕니다. 손가락으로 모발을 꼰 후, 쥐었다 폈다 하면서 컬을 구긴 다음 드라이어로 천천히 말립니다.”

이때 뜨거운 바람은 삼가고 바람의 세기도 약하게 할 것을 조언했다. 뜨거운 바람은 모발을 너무 빠르게 건조시켜 부스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컬을 만든 후에는 스프레이로 잘 고정한다.

“길이가 짧다면 잘 재단된 듯 명확한 실루엣의 클래식한 스타일을 시도해 보세요. 대칭미와 날렵함이 강점이라 깨끗한 이미지를 살릴 수 있어요.”

보어햄은 긴 기장에도 역시 웨이브를 추천했다. ‘롱 레이어드 룩 웨이브 스타일’은 미디엄 웨이브와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 수 있는데, 부스스함을 더 살린 것이 특징이다.

자연스러운 트렌드를 따르다 보니 최근 영국에는 펌을 하는 사람이 점차 줄고 있다고 했다.

“자신에게 잘 어울리는 색상으로 염색해 개성을 살리는 사람이 늘고 있어요. 웨이브를 하고 싶을 때는 자신이 직접 드라이어와 컬크림 등을 이용해 만들죠.”

밑으로 갈수록 볼륨이 확장되는 미디움 웨이브(左), 클래식한 스타일의 짧은단발 (右)


한국여성, 귀옆 짧은 언더 커트 어울려

그는 멋진 웨이브가 나오려면 무엇보다 커트가 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람은 갸름한 얼굴형보다 둥글고 광대뼈가 옆으로 퍼진 형태의 얼굴형이 많죠. 귀 옆 모발을 짧게 자르고 그 위로 긴 모발을 자연스레 내리는 언더커트를 하면 얼굴이 한층 갸름해 보일 거예요.”

그는 10년 전에도 한국을 방문했었다. 헤어모델들의 태도 변화에서 스타일에 대한 한국 여성의 의식 변화를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10년 전만 해도 독특하고 실험적인 스타일을 권하면 거부하는 모델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번 모델들은 제가 제시한 대부분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죠. 가방, 액세서리, 손톱 색상까지 꼼꼼히 신경 쓴 한국 여성들의 자신 있는 스타일도 인상적입니다.”

글=송지혜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choiss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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