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인의학 권위자 프레드릭 셔먼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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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노인의학 연구는 두마리의 토끼를 쫓는 어려움이 있다.

건강이 보장되지 않는 수명 연장은 무의미하기 때문. 노인의료비는 경제가 튼튼한 나라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막대하다.

의료보장보다 노인들의 건강을 회복시켜 자활이 가능토록 하는 것이 최상의 방책. 美 뉴욕 마운티사이나이의대 노인병학센터 프레드릭 셔먼교수도 "노화연구는 삶의 질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고 주장한다.

육체.정신.사회적 기능을 종합적으로 만족시키기 위해 최대한 육체적 기능을 보존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이 병원 노인병동은 일반 병원과는 달리 공동생활과 운동을 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인체 모든 장기중 젊음을 유지시키는 가장 기초적인 부위는 근육" 이라는 그는 "근력이 보장돼야 수명연장이 의미를 지니는 것" 이라고 강조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노인 운동. 그는 평균나이 87세 노인에게 10주 동안 주 3회 이상 매회 45분간 훈련시킨 결과 근육의 양과 힘이 두 배 이상 증가됐다는 연구결과를 들려주기도. 또 간호병동에서 만성병에 시달리던 노인들에게 두 달 동안 근육강화훈련을 시켰더니 걸음이 세 배 이상 빨라지고 지팡이를 버리고 걷는 기적 (?

) 이 발생하더라는 것. 여성의 경우엔 골밀도가 딸의 나이인 30~40대보다 강해졌다는 연구도 있다.

'운동은 아무리 늙어서 시작해도 늦지 않다' 라는 말을 입증하고 있는 것. 그러나 운동만으로 쇠약해지는 근육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다.

근육을 만들어주는 남성호르몬과 부신기능의 저하, 노화를 지연시키는 성장호르몬의 감소등 내분비기능이 떨어지기 때문. 특히 85세 남녀의 DHEA (남성호르몬의 전단계 물질) 의 혈중 농도는 젊은 사람의 5분의 1에 불과하다.

셔먼교수는 "이미 호르몬요법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미래에는 호르몬을 직접 투입하거나, 뇌하수체를 담당하는 시상하부 신경세포를 자극해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는 약들을 개발해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해주는 방법이 크게 각광을 받을 것" 이라고 내다본다.

뉴욕 =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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