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상징물 왕범이 → 해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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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의 상징물이 11년 만에 ‘왕범이’에서 ‘해치’로 공식 교체된다. 서울시는 24일 상징물을 바꾸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개정안이 각계 의견 수렴과 시의회 의결 과정을 거쳐 공포되면 1998년부터 서울을 상징해온 왕범이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왕범이는 ‘우두머리’나 ‘으뜸’ ‘아주 큼’을 나타내는 ‘왕’과 호랑이를 나타내는 순 우리말인 ‘범’의 복합어다.

또 경복궁 뒤 인왕산의 ‘왕’과 호랑이의 ‘범’을 합쳐 인왕산 호랑이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러나 왕범이가 서울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 데 미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해 5월 내·외국인 설문조사 등을 거쳐 ‘해치’를 새로운 상징물로 선정했다.

해치는 선과 악을 간파하여 정의를 지키는 상상 속의 동물인 ‘해태’의 원래 이름이다. 해치는 또 화재나 재앙을 물리치는 성스러운 동물로서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경복궁의 광화문 앞과 근정전 처마마루 등 궁궐 곳곳에 해치상이 놓여 있기도 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말 해치의 브랜드 통합 이미지(BI)와 캐릭터 심벌을 정하고 직원들에게 해치 배지를 달도록 하는 등 해치 홍보를 하고 있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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