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105> MBA 졸업해도 갈 곳이 없어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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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Q.한 달쯤 후 경영전문대학원(MBA)을 졸업합니다. 그런데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평점(GPA)이 3.5로 공부도 열심히 했고, 2년간 소매업 분야의 컨설턴트 등 여러 가지 직업 경험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취직하려고 수개월간 노력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미국 시카고에서 익명의 독자)

A.정말 참담한 상황입니다. 상위 MBA를 나왔다 해도 졸업생의 30% 이상이 아직 일자리를 못 구했습니다. 기업 채용관들이 학교를 찾지도 않을뿐더러 설령 온다 해도 정보 수집 차원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들은 현재의 경기침체와 앞으로의 암울한 전망에 불안해합니다. MBA 졸업생 채용을 늦추거나 아예 고용 자체를 취소하죠. 약육강식의 정글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살아남기 위해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당신이 우리에게 원한 건 위로가 아닙니다. 조언이죠. 그래서 현 상황에서 MBA 졸업생들이 택할 수 있는 세 가지 대안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눈높이를 낮추고 현실에 만족한다.
둘째, 미친 듯 노력해 원하는 곳 입사를 시도해 본다.
셋째, 자기 사업을 시작한다.

먼저, 현실에 만족하는 경우입니다. 가장 쉬운 방법이죠. 당신도 알 겁니다. MBA에 입학하기 전에 아마 당신은 생각했을 겁니다. 졸업만 하면 대단한 직업을 구할 수 있고 연봉도 뛸 거라고. 일자리 찾기가 어렵다지만 지금도 일자리가 있기는 합니다. 대충 경험을 쌓고 대강 먹고 살 만한 연봉을 주는 자리죠.

원래 당신이 품었던 꿈과는 다르겠지만, 그렇다고 못할 건 없습니다. 게다가 처음에는 실망스럽더라도 일하면서 나름대로 재미를 찾고 동료들과 같이 일하다 보면 정열을 불태워 일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당신은 어느새 조직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소매업 분야의 컨설팅 경험이 있다고 했죠? 그러면 작은 소매점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거기서 경영 능력을 발휘할 수 있죠. 물론 매일 매상을 올려 봐야 MBA까지 나왔는데 이런 일이나 하고 있는 자신의 처지가 한심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략적 측면에서 따져 보세요. 어떤 조직에서 스타 경영자가 된다는 것은 더 나은 조직으로 옮길 수 있는 승차권을 얻는다는 의미입니다. 처음에 눈높이를 낮춘 것을 결국에는 보상받을 수 있을 겁니다.

다음으로 미친 척하고 원하는 곳에 들어가기 위해 시도해 보는 겁니다. 저희가 가장 추천하는 방법이죠. 일단 무조건 해 보는 겁니다. 일하고 싶은 직장 한두 곳을 고르세요. 그리고 그 회사 사장에게 끊임없이 편지를 쓰고, e-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세요. 그렇게 해서 단 5분의 인터뷰 기회라도 따 내세요. 그때 출중한 당신의 긍정적 에너지를 최대한 보여 주세요. 물론 이건 ‘모 아니면 도’ 식 전략입니다. 그러나 되기만 하면 처음부터 원하는 곳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경력을 곧장 쌓을 수 있게 됩니다.

끝으로 현실에 안주하지도 못하고 미친 척 시도도 하지 못하겠다면 아예 자기 일을 시작하는 겁니다. 당신이 잘 알고, 잘할 수 있는 것이 뭔지를 찾으세요. 그리고 머리가 좋거나, 인맥이 훌륭하거나, 자본력이 있는 등 사업에 도움이 될 만한 동업자를 찾습니다. 이건 리스크가 큽니다.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에서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것은 웬만한 배짱으로는 안 되죠. 그런 용기가 있는지 없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겁니다.

비정하게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합니다. MBA 졸업생들(나아가서는 모든 구직자)은 스스로의 처지를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세계 경제위기가 1년, 혹은 2년은 지속될 겁니다. 기적을 바라며 기다릴 여유가 없습니다. 세 가지 대안밖에는 없습니다. 이 중 하나를 선택해 앞으로 나아가세요.

정리=고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