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기 왕위전 본선 리그' 무심히 던진 115의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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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제38기 왕위전 본선 리그
[제7보 (112~128)]
黑.조한승 7단 白.안조영 8단

112를 선수한 뒤 114. 백은 언제 터질지 모를 귀의 폭탄을 제거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백은 약간의 상처를 입었고 이로 인해 형세는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 대목에서 흑의 조한승은 승부의 기로가 도래했음을 직감한 듯 깊은 장고에 빠져들었다.

흑에겐 막고 싶은 두 곳이 있다. 바로 상변 119의 곳과 하변 A의 곳이다. 수순을 어떻게 밟느냐. 그때 전국의 계산은 어찌되나. 그러다 문득 손이 115의 곳으로 향했다. 선수라고 믿고 머리도 식힐 겸 무심히 한수 던졌다. 한데 이 수가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될 줄이야.

안조영8단과의 대화.

-115로는 어디가 최선인가.

"참고도처럼 하변을 막는 것이 좋다. 백은 2를 두지 않을 수 없고 그때 흑은 상변도 마저 막는다."(하변은 백6으로 끊어도 7로 응수하면 별 탈이 없다. B로 끊으면 중앙 두점은 버린다)

-이때의 형세는.

"매우 팽팽해서 우열을 논할 수 없다."

실전에선 115로 젖힌 순간 백도 116으로 젖혀갔다. 이 아슬아슬한 선수 한방으로 흑이 이곳을 선수로 막는 수가 사라졌다. 상변이 워낙 커서 부득이 손을 돌렸으나(119) 120부터 하변이 납작해졌고 이것으로 흑은 다시 비세에 빠져들었다. 덤을 내기 어려워진 것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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