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희맞아 두번째 시집 '너는 노래하는 별' 펴낸 김영심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회갑 때 첫 시집을 펴냈던 할머니 시인 金永心씨가 고희를 맞아 두번째 자전적 시집 '너는 노래하는 별' 을 내놓았다.

88년의 '백합꽃 내사랑' 에 이어 10년만에 출간한 이번 시집에서 金씨는 딸들에게 보내는 사랑과 신앙의 메시지를 시와 산문으로 엮었다.

- 시를 쓰게 된 동기는. "소녀시절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죠. 그렇지만 그동안 가슴에 묻어두고만 살아왔어요. 88년 제가 회갑을 맞았을 때 영감님 (부군 嚴彬.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이 책으로 내면 어떻겠느냐고 권하더군요. '나 죽을 때 함께 묻어달라고 할거요' 라며 쑥스러운 마음에 거절했지만 자식들에게 에미의 인생과 생각을 남겨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동안 써둔 시와 산문을 모아 첫 시집을 내게 됐어요. 이번에 낸 2집은 에미보다 먼저 간 막내딸을 생각하며 쓴 시들이에요. "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칠순의 할머니' 라고 여기지 않을 정도로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金씨는 손자.손녀가 모두 아홉이나 되는 진짜 할머니 (?

) 다.

그렇지만 지금도 사춘기 여학생 같은 모습에 남편조차 '당신 언제 철들거요' 라며 질투할 정도라고. 늘 '문학소녀' 의 마음이다보니 몸도 그대로인 것같다는 게 金씨의 대답이다.

- 시집에서는 딸들에게 모두 꽃이름을 붙여주셨는데. "제가 꽃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지금도 우리집 주변 (워커힐아파트)에 벚꽃이 필 때면 매일 손님들을 초대해서 함께 점심먹고 산책하곤 하죠. " 金씨는 시집을 '자녀에게 주는 선물' 이라고 생각하면서 시와 산문은 물론 집안행사 사진까지 함께 실었다.

"제 시집은 우리 집안의 역사이기도 하죠. 이걸 계기로 모두가 가족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는 기회를 갖는다면 더이상 기쁜 일이 없겠어요. " 김일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