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권력 핵심부 세대교체 가속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베트남 권력 핵심부의 세대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다.

베트남 공산당은 지난 6월 보 반 키에트 총리 (75) 의 후임으로 판 반 카이 당중앙위원 (63) 을 임명한데 이어, 지난달 24일 임시 전당대회에서 레 둑 안 대통령 (77) 을 퇴임시키고 트란 둑 루옹 부총리 (60) 를 새 대통령에 선출했다.

이로써 당서기장.총리.대통령등 이른바 핵심 트로이카중 '도이모이 (쇄신)' 시대의 노장 정치인은 도 무오이 서기장 (80) 한 사람만 남은 셈이다.

베트남 공산당은 당초 현 지도부가 추진중인 개혁.개방정책 노선이 흔들리지 않도록 총리를 제외한 핵심 2역의 교체를 오는 2001년 전체 공산당대회까지 미룰 방침이었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터지는 권력형 부정부패 사건으로 인해 당이 민심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다 경제발전 계획추진의 주요 세력인 외국인기업들이 정정불안을 이유로 투자자본을 회수하는 현상마저 나타나자 당.정 지도부의 대폭적인 교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조만간 당의 실질적 최고 지도자인 서기장이 교체되고 난 뒤 당.정 지도부의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가 뒤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무오이 서기장의 뒤를 이을 차기 서기장감으로는 북부출신이며 공산당 정치국 서열 3위인 레 카 피에우 군사인민위원, 농 덕 만 국회의장, 구엔 반 안 당 중앙위원회 위원장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3사람과 카이총리.루옹대통령등 최근 권력의 핵심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들은 대부분 60대전후로 비교적 젊고, 러시아 유학파 출신이며,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정통한 경제통들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호치민 출신으로 보 반 키에트 전총리의 정치노선을 따르고 있는 카이 총리는 러시아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경제학자이며 지질학자 출신의 루옹 대통령은 산업.교통.대외경제협력부등 경제부처의 장관을 두루 거쳤다.

때문에 서방 소식통들은 서기장 교체가 끝나는대로 새 지도부는 부정부패를 근절시키고 외국인투자를 촉진시키는 강도 높은 경제개혁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임봉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