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비디오]란제리,로스트 하이웨이,볼케이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 란제리 (비디오플러스) 프랑스의 우디 알렌으로 일컬어지는 파트릭 브라우데 감독.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속옷 제작회사를 배경으로 두 성인 남녀의 밀고 당기는 애증의 감정들이 경쾌하고 다방면으로 펼쳐진다.

배경은 란제리 회사지만 속옷차림의 여자 몸매를 보는 즐거움보다 서로 좋아하면서도 오해가 쌓여가는 남녀간의 애정을 섬세하게 나열하는 대화들이 이 작품의 주요 재미다.

사소한 사항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프랑스 영화특유의 터치가 돋보인다.

◇ 로스트 하이웨이 (새한) 컬트 영화의 명장 데이비드 린치가 올해 내놓은 야심작으로 영화광들에게 여전히 그의 존재를 과시한 문제작이다.

이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금방 황량한 고속도로에서 길을 잃게 만든다.

아무런 상관없는 인물들이 순전히 우연성과 부조리한 설명으로 2중의 존재 (Double) 로 등장하면서 관객들은 영화감상보다는 수수께끼 풀기 작업에 돌입하게 한다.

린치 영화 특유의 음산한 음악과 영상 색채들도 여전하고 이야기 전개가 잘 이해되지 않더라도 충격적인 장면들이 오랫동안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 볼케이노 (폭스) 토미 리 존스가 쉴 새없이 고함을 지르며 구조대원으로 등장해 용암이 분출하는 LA의 다운타운을 누빈다.

도시 한복판에 용암을 흐르게하는 특수효과가 일품이나 전체적인 전개는 짜임새가 부족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