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대선후보경선 … 박찬종후보, 금품살포 증거 오늘 언론공개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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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한국당 지도부는 18일 신경이 잔뜩 곤두선 모습들이었다.

박찬종 후보가 19일중으로 이회창 후보의 금품살포 증거를 언론에 공개한다는 소문 때문이다.

朴후보측은 이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안했지만 소문만으로도 당사는 뒤숭숭하다.

관심과 시선이 전부 朴후보의 증거공개에 쏠려 경선막판의 다른 사안들은 별로 주목을 끌지 못하는 이상한 현상이다.

박관용 (朴寬用) 사무총장은 이날 고위 당직자회의에서 "朴후보가 뭘 공개할지 모르지만 내용 여하에 따라 전당대회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도, 작을 수도 있으니 그것을 본 이후에 당과 선관위가 대응하자" 고 말했다.

전당 대회가 영향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당 지도부가 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朴후보가 증거를 공개한다는 19일 오후엔 서울지역 합동연설회가 열린다.

21일의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합동연설회며 전체 대의원의 약 30%인 3천여명이 참석한다.

그런데 朴후보가 행사에 앞서 오전에 뭔가를 공개하고 그게 시중의 최대 관심사가 돼버리면 행사는 모양새가 완전히 구겨질 수도 있다.

朴후보측도 초긴장 상태긴 마찬가지다.

朴후보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선 측근들중 아무와도 상의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朴후보는 이미 청와대에 수사를 요청하는 서신을 보냈다가 망신만 당한 상태다.

다시한번 "공개한다더라" 는 소문만 난 뒤 공개를 안하거나 아니면 공개를 했는데도 별 것이 없으면 朴후보는 정말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측근들은 애가 타는데 朴후보는 이날 오전에도 "걱정말고 기다리라" 는 말만 했다.

朴후보의 한 핵심측근은 "분명한 증거가 있다" 고 자신했다.

이 측근은 "朴후보가 모멸을 받으면서도 증거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증거를 갖고 있는 당사자와의 인간적인 관계 때문이었다" 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위원장들에게 돈이 건네졌으며 朴후보와는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했던 이 증인이 자신의 신분을 숨겨달라고 요구했던 것" 이라며 "朴후보가 입을 다물지, 아니면 공개할지를 놓고 고민을 거듭했지만 이제 어쩔 수 없게 됐다" 고 말했다.

그러나 정말 뭘 터뜨릴지는 두고 볼 일이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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