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안개 8일째 … 아침 운전 주의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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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가 일주일째 서해안과 서울·경기도·충청 지방을 뒤덮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 오전 5시 기준으로 가시거리가 경기도 문산 0.08㎞, 동두천 0.1㎞, 수원 0.15㎞, 강원도 춘천 0.3㎞, 충남 보령 0.4㎞, 전북 군산 0.6㎞ 등으로 조사됐다. 안개가 특히 심했던 철원에서는 전방 40m 앞까지만 볼 수 있었다. 가시거리는 대기가 혼탁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이며 눈에 보이는 곳까지의 거리로 나타낸다.

짙은 안개가 낀 8일 오전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둔치에 나와 아침 운동을 하고 있다. 기상청은 9일 아침에도 엷은 안개가 중부 내륙 지방에 계속될 것이라며 야외운동 자제를 당부했다. [김형수 기자]


짙은 안개로 8일 오전에는 김포공항을 비롯해 부산·울산 등 전국 공항에서 항공 편의 발이 묶였다. 이날 오전 김포공항에서는 국내선 항공편 16편이 출발하지 못했고 도착하는 항공기도 12편이나 결항됐다.

기상청은 9일 아침에도 엷은 안개가 서울과 중부 내륙지방에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현재 안개에 대한 예보제를 운용하지 않는다. 공항에서 안개로 항공기 운항이 어려울 때만 ‘저시정 경보’를 발표한다. 하지만 안개로 교통사고가 빈발하는 등 불편이 계속되자 기상청은 올 4월부터 안개특보를 발령하기로 했다. 4월부터 시범 운영한 뒤 12월 본격 시행할 계획이다.

안개 때문에 서울·경기도 지역의 미세먼지 오염도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환경부 대기자동측정망 자료(www.airkorea.or.kr)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미세먼지 오염도는 2일 ㎥당 56㎍(마이크로그램·1㎍은 100만 분의 1g)으로 24시간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그러다 안개가 끼기 시작한 3일 평균 88㎍으로 올랐다가 7일에는 145㎍까지 치솟았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7일 199㎍을 기록해 4일 연속 기준치를 초과했다. 경기도도 4일 110㎍, 7일 147㎍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이성한 대기정책과장은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으면 미세먼지가 흩어지지 못하고 이 때문에 오염이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안개의 미세한 물방울 속에 대기오염 물질이 녹고 뭉쳐 먼지 알갱이로 커지기도 한다.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 장기간 떠다니는 지름 10㎛ 이하의 먼지를 말하며,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발생한다. 호흡기 질환뿐만 아니라 혈관 속으로 침투해 심혈관 질환을 일으킨다. 단국대 권호장 예방의학과 교수는 “안개가 짙게 끼고 미세먼지 오염이 심할 때는 야외 운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 사진=김형수 기자



습도 높은 서해 공기+ 온도 높은 고기압 ‘합작품’

안개 왜 자주 발생하나

 최근 안개는 서해안 지역에서 수증기를 많이 품은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발생하고 있다. 남쪽에서 발달한 따뜻한 고기압이 한반도로 습한 공기를 몰고 오고 이 공기가 밤에 냉각되면서 안개가 만들어진다. 일반적으로 안개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수증기량이 많아야 하고 물방울이 생길 정도로 기온이 낮아져야 하는데 최근에 두 조건이 충족되면서 안개가 생긴다. 서울 지역의 낮 최저 기온이 8일 영하 2.2도에서 9일 영상 1도로 올라가면서 안개는 옅어질 전망이다. 기온이 올라가면 물방울이 적게 생겨 안개가 옅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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