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남중학교 학생들 난치병 학우 생명 구해달라고 각계에 호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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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태권도 3단의 씩씩한 우리 친구 수환이를 살려주세요.” 전북 군산남중 학생들이 난치병인'재생불량 악성빈혈'에 걸려 꺼져가는 학우의 생명을 구해달라고 각계에 호소하고 나섰다.

평소 운동을 잘하고 성격이 활발하여 친구들로 부터도 인기가 높은 이 학교 2학년 진수환(陳守煥.14)군은 지난해 12월 갑자기 피를 쏟고는 병원으로부터 '악성빈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그뒤로 陳군은 매주 한번씩 수혈을 받아 겨우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陳군 수혈비용은 1회에 60여만원.막노동을 하는 아버지 재학(在鶴.41)씨의 5만원 일당으로는 턱없이 모자란다.설상가상으로 陳군의 누나 경화(18)양도 6년전부터 비만성 만성당뇨증을 앓고 있다.

사업을 하다 빚만 지고 4년전부터 막노동판을 전전해온 陳씨는 힘은 더 들어도 수입이 좋은 방파제서 일하기 위해 옥도면 어청도에 월세를 얻어 생활하고 있지만 아들.딸 병원비 감당도 힘들다.

당초 군산시 해망동에 있던 집은 그동안 쌓인 빚으로 2개월전 남의 손으로 넘어갔고 가족들은 육지서 72㎞나 떨어진 어청도의 아버지 월세방으로 이사를 했지만 그나마 집세가 5개월치나 밀려 쫓겨 나기 직전이다.매주 한번씩 전남대 병원에 수혈을 받으러 가기위해서 陳군은 4시간 동안이나 배를 타고 군산으로 나온뒤 다시 3시간에 걸쳐 택시와 버스를 번갈아 타고 광주까지 가야만 한다.움직일수록 혈소판이 파괴되어 몸상태가 악화된다지만 지금으로서는 어쩔수 없는 형편이다.

이처럼 딱한 사정을 알게된 같은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陳군 돕기에 나서 성금 5백여만원과 헌혈증서 수십장을 모았다.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와 김길준(金吉俊)군산시장등도 성금을 보냈고 어청도 해군부대 장병 50여명은 인천사령부까지 방문,헌혈한 증서 50여장을 전달했다. 군산=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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