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량 5월현재 118만톤 부족 - 세계식량계획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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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의 식량사정을 평가하는 데는 유엔 산하기구와 많은 비정부단체중 세계식량계획(WFP)의 보고서가 가장 신뢰를 얻고 있다.

WFP의 경우 평양에 사무소를 운영하고 10여명의 상주요원들이 세계각지에서 답지한 식량의 하역과 배급과정을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WFP는 5월초 이제까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함경남북도를 방문해 현지실태를 조사,북한의 식량사정을 종합평가했다.

이번에 작성된 내부보고서는 올해 작황을 일반 예상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WFP와 기타 경로를 통한 대북지원을 종합할 때 한국의 기여분이 미국등을 앞질러 가장 많았다는 사실도 확인해 주고 있어 주목된다.

◇식량수급실태=지난해 11월 WFP와 세계식량기구(FAO)는 공동조사에서 올해 북한의 식량부족분을 2백30만으로 추정했다.당시 북한당국은 부족분 가운데 1백만을 구상무역으로 충당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월 방북조사 결과 북한의 올해 식량생산은 양호한 기후조건으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다소 증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즉 올해의 경우 해동(解凍)이 예년보다 빠르고 5월의 강우량이 적절,생장조건이 좋아짐으로써 미정부등 외부의 예상치를 웃도는 4백만 가량의 생산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외부조달분에 있어 5월중순까지 북한당국이 상업경로를 통해 수입한 식량은 33만에 불과,당초 목표량의 3분의1밖에 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10만 이상의 수입은 어려울 듯하다.

따라서 5월말 현재 북한의 식량부족분은 1백18만으로 추정된다.

◇현황=국가배급체제(PDS)는 북한전역에서 거의 마비상태에 있다.

예를 들어 5월3일 현재 함경북도의 보급창에는 고작 6백 가량의 식량만이 남아있는 정도였다.

북한전역에서 어린이와 부녀자들의 만성적인 영양실조가 심화되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방북 당시와 비교할 때 급속히 악화된 것이다.

국가배급제가 아직 작동하고 있는 지방에서는 배급량이 하루 1백으로 감소했다.

적정량 4백50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방북단은 국가배급체제가 사실상 붕괴위기에 처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북한내 WFP활동=6월말까지 WFP는 상주요원을 현재의 10명에서 15명으로 확대하고 청진.함흥과 신의주에 각 1명을 파견해 분소를 열 계획이다.

또 북한당국의 협조를 얻어 헬리콥터를 이용한 감시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워싱턴=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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