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프라를세우자>33. 영화관 - 미국.유럽 사례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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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나라의 극장들이 흥행작 위주의 개봉관일변도인 것에 반해 미국과 프랑스등 유럽의 영화관들은 매우 세분화되어 있다.물론 미국의 대형 복합상영관들은 복합오락문화 공간으로서 철저히 상업성에 기반을 두고 운영되고 있지만 그 대극장들과 함께 예술영화관.시네마테크,심지어 성인전용관에 이르기까지 1년 내내 똑같은 종류의 영화만을 틀어주는 특화된 영화관들이 공존한다.

프랑스 파리는 예술영화관이 많기로 유명하다.할리우드영화들을 상영하는 대규모 극장들을 제외하면 거의 예술영화관으로서 각기 특성있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아시아영화만을 틀어주는 곳,혹은 히치콕영화를 집중적으로 상영하는 곳이 있으며 영화관 자체에서 다양한 영화제를 기획해 상영하기도 한다.

이는 뉴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재단의 지원을 받는 현대미술관(MOMA)과 링컨센터 필름소사이어티는 대규모 영상자료원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기획상영전을 개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또한 2번가에 있는 앤솔로지필름 아카이브는 실험영화들을 보관하고 상영하면서 일반 극장에 잘 올려지지 않는 예술영화들을 개봉하기도 한다.

흘러간 고전영화들을 상영하는 시네마테크는 많은 작품들의 프린트를 보유한 영상자료원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영화관.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시네마테크 운영이 힘든 것은 프린트를 대여할 수 있는 자료원이 없어 상영작의 판권을 일일이 구입해야 하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80년대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미국식 복합상영관들은 극장내에 카페.매점.캐릭터상품 판매장등을 설치하고 또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유니버설시티처럼 유니버설영화사 스튜디오에 쇼핑센터와 개봉영화를 상영하는 시네마플라자를 세워 첨단 복합문화공간을 형성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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